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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문화재

[2019.02] 삶의 기품 명품의 자태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2-11 조회수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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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목가구의 정하(精華)를 보여주다
전통이란 라벨로,마음을 호리기는 쉽지 않은 시대다. 공연의 무대도,전시장의 작품도 전통의 이름표가 달리면,설렘의 원기보다 ‘권근(借勤 : 하는 일에 싫증을 느낌)의 동력’이 형성된다. 연예인의 옷자락이 공항(이른바 공항패션)에스친 만큼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게 전통이다.
이런 즈음에 지난해 11월 초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제4회「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보유자)박명배 전통목가구전」은 ‘전통의 이름’으로도 우뚝했다.하루 관람객이 500 600명이 넘나들었고,목가구 연구자,컬렉터,도반 사이에서 한국전통목가구의 ‘정화備■’라고,정평(正評)했다. 그러나 박명배 선생은 공허했다. “이게내 목가구 인생의 꼭지점인가?” 공허감이 며칠째 공방의공간과 시간을 삼켰다. 그러나 다시,이내 ‘한국전통목가구의 내일’을 위한 ‘과녁’을 그렸다. 그 과녁은 전통목가구 중사방탁자처럼 (가구 안에서) 공간이 형성되는 ‘공간가구’를 최상의 형태로 만드는 작업이다. 소목장 박명배 보유자의 삶은 늘 이렇게 과녁의 높이를 높여온 여정이다. 그러나그 과녁은 ‘높이’만 있는 게 아니다. 높이 안에서,질을 채우는 과녁이다. 양궁의 표적지로 설명하자면 10점 표적지 안어느 부위가 아니라 표적지 정중앙 핀홀이 었다.
박명배 보유자의 그러한 路程(노정)이자 路頂(노정)으로,한 라인에서는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장려상(1986 1991)을 출발로,전승공예대전 특별상(1987),동아공예대전 대상(1989),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1992)을 품었고,다른 라인에서는 전국기능대호 목공예부문 1위(1971),지방기능대회(서울) 목공예부문 1위(1989),전국기능대호 목공예명장부문 2위(1990),대한민국목공예명장 지정(1998)을 받았다.국가지정무형문화재 소목장보유자지정(2()1 功은 이 두라인의 통합의 결과였다. 지난해 전시는 목가구 전문가 둘레에서 전통목가구로 보여 줄 수 있는 기예능을 다 보여 줬다는,‘노정 (路頂)’의 평을 받았으나 이 노년 목수는 전통의‘창조적 여정’을 다시 짜며 작업과 작품에 대한 세평(世評)과 세평 (細評)에 도전하고 있다.
박명배 소목장 보유자의 목가구 철학은 이 행성 저 맞은편,미국 메사추세추 낸터키 섬에서 목수로 공예학교를 운영하고 있는,어깨동갑인 피터 콘(1951~)의 삶과 (서로 존재를 모르는 채) 쌍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지난해『장인의 공부』(완성완 역/유유 발간/2018. 7)를 펴낸 피터 콘이 ‘자기변화의 도구로서 공예’로 인식하고,목공을 통해 내면의 진실을 찾아가듯,박명배 소목장도 장인으로서 의식을 끌끝과톱니에 새겨 넣으며,세상 안의 자기존재뿐 아니라 이 세상에 없던 다른 (자기) 존재로 거듭나며,그 자신을 담는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작업과정에서,작품을 통해 소목장 박명배 보유자의 이런 ‘철학적삶의 젓줄은 생활의 단정함이다. 박명배 보유자의 몸피는단정하과 옷맵씨도 단정하다. 화법도 단정하다. 이 단정함으로 제자들을 장악하여 미래의 ‘출람(出蓋)’을 길러내과춘풍(春®과 하우還雨),추상(秋霜)과 동설(冬雪)을 몇 회갑 겪은 나무들을 제압하여 명품을 만든다. 단정함은 어느경지에 이른분들의 기품이과 그 경지에서 생산해 내는 명품의 자태이기도 하다.


전통의 미래를 짜는 ‘생각하는 손'
이 단정한 삶은 박명배 보유자의 기능적인 손을 ‘생각하는손’으로 만들었고,이 생각하는 손은 피터 콘의 손이 그러하듯 작업과정을 지배하여 몰입하는 목표를 세우게 하고,피드백을 받아 재능과 목표의 과녁이 균형을 이루게 하고,예술의지를 얹어 전통의 재현이 아니라 전통의 미래를 짠다.이러하니,다음 전시에서 선보이게 될 사방탁자와 문갑,서안 등 가구 면이 공간으로 형성될 ‘공간가구’에 오관(五官)이 벌써 자극된다.

 
- 글. 김민영 한국문화재재단 전문위원 / 사진. 김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