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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 문화유산 현황과과제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04 조회수 :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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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문화유산 ODA를 해야 하나?


국제사회에서 개발협력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지역 복구 사업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OEEC(OECD의 전신)와 유엔이중심이 돼 ODA 개념을 제시하고, 전후 복구 및 제3세계에 대한지원을 시작한 시점이었고, 전쟁 이후의 한국도 많은 혜택을 받았다. 개발협력에서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역사가 오래되고 매우 중요한 분야로 볼 수 있다.
OECD 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으로서 한국은 외세에 의한 수탈과 수원국(受援國)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국가로, 문화유산 ODA 분야에서도 시행착오와 경험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유산 ODA는 유산의 보존을 통해 협력대상국의 마음을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지역개발의 활성화 및 관광과의 연계등을 통해 ODA 효과성도 높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되는 분야다.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의결된 ‘향후 15년간(2016~2030년)달성해야 하는 17개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로 구성돼 있다.그중 개별 목표에 연관되는 분야의 세부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목표로 제시되어 있다. 문화 다양성 증진, 지역문화및 관광활성화, 세계문화유산 보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듯SDGs를 고려할 때 ‘문화유산 ODA’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달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에도 부합하는 사업임이 분명하다.



문화재청 문화유산 ODA의 현황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문화유산 ODA 사업은 내용과 특성, 그리고 지역에 따라 한국문화재재단·한국전통문화대학교·국립문화재연구소·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의 기관이 이를 수행하고 있으며, 2019년 사업예산은 23억여 원이다.문화재청의 문화유산 ODA 사업은 라오스·미얀마·우즈베키스탄 등의 세계유산 보존·복원사업, 인력양성사업, 전문가 역량강화사업, 무형문화재 보호사업, 워크숍 및 국제 학술세미나 등을 지원하고 있다.문화재청은 보호가 어려운 세계유산 보존·관리 지원에 참여하여 개발도상국과의 문화유산 교류, 문화 분야 공적개발원조(ODA)를 강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을 한다. 협력대상국 세계유산 보존·관리 지원 사업은 지원 국가에 대해 세계유산·인류무형유산·세계기록유산 등의 등재 및 관리 지원 사업을 패키지 형태로 집중 지원해 협력대상국의 문화유산 보호 자생력을 강화해줌으로써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호기반 마련에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는 라오스의 ‘홍낭시다 유적(Hong Nang Sida monument)’ 보존복원 사업(Conservation & Restoration Project)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왓푸 참파삭 유적군(Vat Phou Champasak complex)’ 중 ‘홍낭시다’ 유적을 보수·정비하고, 왓푸 사무소(World Heritage Site Office for Vat Phou Champasak)와 문화유산국 인력들의 역량을 강화하며, 관광화를 위해 주변을 정비하고, 미술사·민속사 등의 고증연구 등을 추진해 세계유산을 보존하고 라오스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사업이다.
캄보디아에서는 크메르 제국(khmer empire)의 왕도였던 앙코르 유적지(angkor) 내의 ‘프레아피투(preah pithu)’ 사원 복원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본 사업은 코이카의 지원을 받아 프레아피투 사원의 역사적 조사, 복원정비, 인재양성 등을 추진해 캄보디아의 문화유산 보존 및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다음으로 미얀마에서는 ‘바간 유적지(Bagan Archaeological zone)’ 내의 ‘파야똔주(Phaya-thon-zu)’ 사원의 벽화 보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지진피해를 당한 미얀마 ‘바간 유적지’의 피해조사를 시작으로, 벽화의 중요성과 ‘파야똔주’ 사원의 역사 연구, 보존 처리, 현지 인력들의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미얀마 문화유산 보호에 보탬을 주고 있다. ‘바간 유적지’는 지난해 1월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여서 유적 보호활동이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해외 문화유산 ODA

유네스코는 인류에 괄목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세계 각지의 문화와 자연유산을 확인해 보호·보존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에 일본에서는 문화 분야 협력 사업을 JICA나 일본 국제교류기금 등에서 추진하고 프랑스는 개발협력 5대 비전의 하나를 ‘지식과 문화의 교류 증진’으로 하여 문화와 발전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스페인은 개발도상국 문화예술 분야 인적자원 양성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은 문화 분야 ODA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스웨덴 대학교(Sweden Institute)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 ODA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은 개발협력 전반에 문화적 요소를 고려해 범분야 이슈로서의 문화 ODA를 독일문화원을 중심으로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 규모로 문화 ODA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2017년 중국국제개발협력기구(CIDCA: China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Agency)를 설립하고,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의 교육·문화 영역으로 추진 중이다. 그 밖에 공자학원 설립, 중국문화센터 확대, 장학사업(매년 1만 명 유학, 12만 명 연수 등) 등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문화유산 ODA 추진 과제

개발협력과 문화유산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과 밀접하다. 기존에는 경제 발전의 동인으로 문화를 논의하였지만, 이제는 발전의 동력으로서 문화를 고려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문화유산 ODA는 개발협력 초기부터 고려돼야 하고,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개발협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수가 발전의 성과를 독점하지 않고 모든 이들을 포용하는 개발을 지향하는 포용적 발전(inclusive development)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SDGsjp달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문화유산과 관습·전통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력대상국의 자부심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문화유산 ODA의 기본 방향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개발협력의 효과성 제고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즉 협력대상국 문화유산의 보존을 통해 협력대상국 주민의 자긍심을 강화해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둘째,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과 인류의 문화유산을 위한 ODA를 추진해야 한다.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와 공여국의 협력을 통한 성장, 그리고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 복원과 보존을 통해 국제적 공동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셋째, 사업 추진 체계의 정립 및 사업 절차의 효율적 운용을 고려해야 한다. 사업 착수 단계에서의 조사 및 계획 수립의 체계화, 기업·시민단체·대학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넷째, 문화유산 ODA와 관광과의 결합이다. 기존의 ODA 사업이 긴급한 인도주의적 사업이었다면, 최근에는 수혜국의 역사문화적 특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스스로의 자부심을 고취시킴은 물론 사회문화적 통합에 기여하는 효과를 가진 사업이면서 자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화유산 ODA와 관광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 방안은 문화유산 ODA의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효과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관광 ODA에서 지나치게 단발성 경제효과만을 강조하면서 야기된 다양한 부작용의 문제를 문화유산과 관광 ODA 사업을 연계시켜 근본적인 한계를 해결해야 한다. 결국 새로운 분야와의 협력사업 개발, 관련 분야 인력양성, 사업평가의 새로운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문화유산 분야의 ODA 사업은 국가와 기업 이미지 제고에 부합하므로 기업 및 민간단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해외 진출을 도모하며, 동시에 이를 활용해 현지에 적합한 협력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또한 영국의 ‘문화보호기금(CPF: Cultural Protection Fund)’, 일본의 ‘문화자금지원(Cultural Grant Assistance)’, 프랑스의 Creative Force 사업(Seed Money 지원과 협력의 결합) 등과 같은 문화유산 ODA 사업을 위한 예산 확보도 전개해야 한다.



 - 글.사진. 김광희. 한국문화재재단 국제교류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