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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 원산력사박물관의 아름다운 불교 문화재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04 조회수 : 3730
하단내용참조

1.
사자손잡이 달린 향로(조선, 1392년).
이성계와 인연이 있는 석왕사에 왕위 등극을 기념하여 시주된 향로로,
원산력사박물관 국보유물 1호. 높이 33.5㎝
2.
가사띠고리(고려).
고려시대 국사나 왕사와 같이 최고위층 승려들이 가사의 한쪽을 여밀 때 사용한 금제 띠고리로, 원산력사박물관 국보유물 5호. 지름 9.7㎝
3.
백동네모투각향로(조선).
몸통은 앞뒤가 넓고 좌우가 좁은 직육면체에 배가 부르고 손잡이가 위로
솟은 특이한 모양의 향로로, 원산력사박물관 준국보유물 1호. 높이 28.7㎝
4.
코끼리형 향로(조선).
특이한 형태, 다양한 문양, 투조나 양각 등 금속공예 기법을 동원하여 만든 이색 향로로, 원산력사박물관 국보유물 3호. 높이 31.7㎝
5.
놋원앙새형 향로(조선).
균형미와 조화미를 갖춘 귀여운 형태로 조선 금속공예의 걸작으로 꼽힌다. 높이 20㎝



조선 건국을 기념하는 향로, 원산력사박물관 국보유물 1호

이 향로는 세 개의 다리가 여의두운처럼 생긴 도깨비 형상으로서 이것이 몸체를 떠받치고 그 위에 사실적인 사자상을 배치한 형태가 특이하다. 몸체의 경우 배 부분이 둥글게 부풀어 오른 것도 이색적이다. 문양의 경우 전체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데, 바탕에는 ‘회(回)’ 무늬가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고 그 위에 상하 2단에 크고 작은 도철문을 배치하되 좌우에서 마주보게 돋을새김 되어 있다. 고려 말 원나라의 영향을 받아 당대 최고의 솜씨로 제작한 작품으로서, 고려 말 조선 초기 금속공예의 백미라 여겨진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을 주목하는 이유는 뚜껑에 새겨진 “壬申 七月 釋王寺 羅漢殿 佛器 十(임신 칠월 석왕사 나한전 불기 십)”이라는 명문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이 향로는 “임신년 7월 석왕사 나한전에 시주한 불기 10점 중 하나”라는 것이 확인된다. 임신년은 1392년이고, 그해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개국하고 7월 17일(음력) 왕위에 즉위하였다. 특히 석왕사는 그가 왕위에 오를 것이라고 꿈을 해석하였기 때문에 이름 붙여진 사찰이다. 이 향로는 이성계와 인연이 있는 석왕사에 왕위에 등극한 것을 기념하여 시주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서 627년의 세월을 견뎌 지금도 여전히 옛 모습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작지만 고귀한, 스님의 가사띠고리

이 유물은 지름 10㎝도 안 되는 아주 작은 금제 띠고리로서 고려시대 국사나 왕사와 같이 최고위층의 승려들이 가사의 한쪽을 여밀 때 사용한 것이다. 띠고리는 2중 구조로 형태와 문양이 아름답고 표면에 금빛이 찬란하다. 바깥쪽은 구멍이 뚫린 둥근 원판형이고, 안쪽은 금강저형으로 구성되어 가사를 고정하게 되어 있다. 원판형에는 여의주를 잡으려 입을 벌리고 용틀임치고 있는 용 1쌍이 상하로 돋을새김 되어 있다.
이 가사띠고리는 실용적 기물이지만, 물의 지배자를 상징하는 용을 불교의 금강저로 누르는 형상으로 불교의 우위성을 은유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백동네모투각향로, 상궁이 시주한 준국보유물 1호

앞뒤가 넓고 좌우가 좁은 직육면체에 배가 부르고 손잡이가 위로 솟은 특이한 모양의 향로이다. 뚜껑·목·몸통·다리·손잡이의 다섯 부분을 나누어 제작한 다음 조립하였고, 각 부분마다 2단씩 포갠 다음 각종 길상문양을 음각하여 장식하였다. 뚜껑은 국화꽃 잎사귀와 새가 투각되 3단의 목 부분에 음각으로 “香炉 大施主 尙宮 己酉生 淨空心 千氏(향로 대시주 상궁 기유생 정공심 천씨)”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상궁 천씨가 시주한 향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종다양한 형태의 향로
원산력사박물관에는 보기 드물고 독특한 형태의 향로가 다수 존재한다. 코끼리형 향로는 형태가 특이하고 문양이 다양하며, 투조나 양각 등 온갖 금속공예 기법을 동원하여 만든 이색적인 작품이다. 몸체는 모란 당초가 양각되었으며, 두 손잡이와 네 다리는 영락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코끼리 얼굴로 되어 있다. 놋쇠로 만든 원앙새형 향로는 원판 받침대 위에 세 개의 염주알 모양의 기둥을 세우고 다시 분동 형태의 받침대 위에 원앙새 한 마리가 두 발을 뻗대고 서 있는 모습을 정교하게 조각하였다.


​북한에서는 국보보물 지정번호를 어떻게 붙이나?

북한은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 우리는 국보와 보물로 구분하여 국보 1호 숭례문, 국보 2호 원각사지 10층 석탑, 보물 1호 흥인지문, 보물 2호 보신각 동종 등으로 지정번호가 일련번호로 되어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유적과 유물을 구분하여 유적은 국보급 유적과 보존급 유적으로, 유물은 국보유물과 준국보유물로 구분한다. 게다가 유물의 경우에는 우리처럼 일련번호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소장한 박물관마다 관리번호를 붙인다. 조선중앙력사박물관의 국보유물 1호는 구석기시대의 타제석기이고, 조선미술박물관의 국보유물 1호는 안견의 용 그림이다. 이를 통해 북한은 각 력사박물관마다 소장유물 중 역사적 학술적 가치나 조형성이 가장 뛰어난 것을 국보유물로 지정하되, 박물관마다 관리번호를 붙이는 것을 알 수 있다.


- 글. 사진. 장경희. 한서대학교 교수. 문화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