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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문화재

[2019.08] 문화재조사연구단의 어제와 오늘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31 조회수 : 1409
하단 내용 참조
 

어제_ 2010년 이전

 

대규모 택지 및 도로, 철도 등 개발에 따른 발굴조사


문화재조사연구단은 충북 청주와 경북 경주에 사무소를 두고 전 국 각지에서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조 사를 수행하고 있다. 문화재조사연구단이 만들어진 지 벌써 24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문화재조사연구단은 명칭을 비롯 해 많은 부분이 변화됐는데, 크게 보아서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 조사사업이 시작된 2010년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2010년 이전에는 넓은 택지 개발지역과 댐이 만들어져 수몰되 는 지역, 도로와 철도 공사 등 개발과 관련된 조사에 많이 참여 했다.

대표적으로 택지개발 과정에 조사된 경산 임당유적은 원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무덤들과 생활유구가 많이 확인됐는데, 나무널무덤에서는 처음으로 현악기가 확인돼 세 간의 이목을 끌었다. 역시 택지개발 지구인 청주 용암 유적에서 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무덤이 많이 조사됐다. 특히 고려시대 토광묘에서 17점의 청동거울이 출토돼 고려시대 청동 거울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경주 경마장 예정부지 내 유적에서는 삼국시대 다양한 형태의 무덤과 함께 토기를 만들 던 곳으로 확인되는 큰 성과가 있었다. 울산시민의 상수도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대곡댐 수몰지역에 대한 조사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이루어졌다. 수몰지구 내에서는 다양한 성격의 유적이 17곳 조사됐으며, 무덤 1,000 여 기가 확인된 하삼정고분군이 대표적이다. 만들어진 시기는 3~5세기로 이 지역 무덤의 변화양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 로 평가받았다. 이 외에도 상주 청리 유적, 상주 신흥리 유적, 김포 장기 유적, 성남 판교 유적, 대구 신서동 유적과 김해 본산리·여래리 유적 등이 있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문화재조사연구단은 다양한 유 적 조사 자료와 경험을 축적하게 됐고, 이는 2010년부터 시작 한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사업의 밑바탕이 됐다.
하단 내용 참조
 

오늘_ 2010년 이후

 

2010년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 전담기관으로 지정

기존에 살던 집을 헐고 새집을 지으려고 할 때, 매장문화재 조 사를 생각하고 계획을 잡는 사람은 드물다. 따라서 건축 인·허 가 과정 중에 매장문화재 조사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로 인해 계획된 시간이 지체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현재 법적으로는 개발을 하는 주체가 발굴조사 비용을 부담하 게 돼 있다. 따라서 조사비용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추가로 드 는 데다 시간이 지체된다는 문제까지 더해져 더 큰 불만이 생기 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04년에 도입된 제도 가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사업이다.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 제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지자 체 또는 한국문화재조사연구기관협회(현 한국문화유산협회)를 통해 지원이 이루어졌다. 당시에는 집을 짓는 건축주가 직접 조 사기관을 찾아서 지원을 신청하고 조사를 받는 방식으로 이루 어졌다.

그러나 처음으로 문화재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일반인 의 입장에서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을 섭외하기까지 상당한 시 간이 소요되고, 진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전담기관의 필요 성이 제기돼 2010년부터 문화재청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재재 단 문화재조사연구단이 전담해 조사를 수행하게 됐다. 이에 따 라 문화재조사연구단은 복원정비를 위한 조사와 학술연구용역 을 제외한 일반적인 발굴조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소규 모 국비지원 발굴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매년 신청 건 늘어 대행조사도 병행

한국문화재재단이 전담을 시작한 첫해에는 123건을 지원했으며, 매년 지원 건수가 증가해 2018년에는 310건을 지원했다. 올해에 도 작년보다 증가된 370건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담하기 이전 방식에 비해 조사비용 중에서 현장별로 중복되는 부분을 절감할 수 있어 보다 많은 건을 지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년 지속적인 신청건수의 증가에 따라 이를 처리하기 위 한 예산도 점차 증액했다. 또한 문화재조사연구단의 조사인원을 추가로 확보해 현장 조사팀을 구성하지만 모든 신청 건을 감당하 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조사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점이 지속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청된 건이 위치한 지 역의 조사기관에서 조사를 대행할 수 있는 제도를 2014년에 도 입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대행조사도 초기에는 한국문화재 조사연구기관협회를 통해 진행했으나, 보다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2017년부터 문화재조사연구단에서 직접 대행조사를 진행 하고 있다. 사업 예산은 문화재보호기금으로, 재원은 복권위원회의 복권 기금에서 지원받고 있다. 지원대상은 단독주택, 개인사업자의 건축물, 농어업인의 시설물, 소규모 공장이 해당하며 용도별로 대지면적에 제한이 있다. 2018년까지는 건축물에 대한 연면적 제한이 있었으나, 2019년부터 개인사업자의 건축물을 제외하 고는 연면적에 대한 제한이 사라졌다. 따라서 좀 더 많은 사람 들이 국비지원의 혜택을 보게 됐다.
 

현장 공개설명회로 지역주민과 성과 공유 및 인식 고취

발굴조사 결과, 중요한 유구나 유물이 확인되면 조사와 행정 처 리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작은 면적에 대한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신청인은 건축 설 계를 변경하거나 집을 못 짓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는데, 2019 년부터 중요한 유적으로 결정돼 보존된 유적을 매입하는 예산 이 확보돼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의 특성상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많 은 현장조사가 이루어진다.

지금도 문화재조사연구단의 연구 원들은 전국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고고학 등 문화재 관련 학과를 전공했으나, 현장에서는 확인된 매장문 화재의 정확한 기록을 위해 때로는 사진작가나 측량기사 등 다 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은 여기에다 ‘해설사’라는 역할이 추가됐다. 사람들의 이동 이 많은 지역에서 조사하는 경우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서 관심 을 가지고 물어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설명을 하 다 보면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보다는 “쓸데없이 이런 조사 를 왜 하느냐”고 항의하거나 “일하는 속도가 답답하다”고 하는 사람 등 매장문화재 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 이 많아 안타까움이 크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허가절차 등의 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장문화재의 소중함 과 작업의 중요성 등을 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현재 제도적으로는 현장 공개설명회와 지역을 찾아가 는 소규모 발굴조사 주민설명회를 열고 있다.

현장 공개설명회의 경우 예전에는 발굴조사의 성과를 주민과 관련 전공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중요 유적에 대해서 열었지만, 최근에는 매장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대부분의 현장 에서 설명회를 가지려 한다. 이때 어떠한 유물이 출토됐다는 이 야기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을 위해 매장문화재 조사에 대한 일 반적인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그리고 소규모 발굴조사가 주로 이루어지는 지역을 찾아가서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도 연다. 2018년에는 경주와 부여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는 김해에서 진 행했으며, 하반기에는 춘천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활동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매장문화재 조사 가 걸림돌이라는 인식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 다. 아울러 본연의 업무인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 사업에 있 어서 신청부터 지원 완료 때까지 건축주와 주민들의 불편이 없 도록 개선 방안을 찾고, 이를 적극 실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소규모 국비지원 발굴조사 지원대상 및 면적 상세 내용 하단 내용 참조


- 박강민.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재조사연구단 조사연구1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