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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문화재

[2019.08] 백제왕도 사비도성의 원형을 찾아서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31 조회수 : 2045
하단 내용 참조 해당 번호 1.


사비도성 소규모 발굴조사에서 나온 주요 유물들
 
첫해인 2010년도에는 도성 내 북동쪽인 쌍북리 346-4번지 유적 에서 백제시대의 수혈주거지를 조사했다. 이 주거지는 시간적으 로 앞선 마한 주거지와는 평면 형태는 같지만 지붕을 받치기 위 한 네 군데의 기둥자리(4주식 : 四柱式)는 보이지 않아 차이가 난 다. 이러한 차이는 보통 4세기 후반부터 비사주식 방형으로 통일 된다는 연구 결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1년도에는 우리나 라 최고의 구구표[구구단이 적힌 나무 조각, 구구단목간(九九段 木簡)]가 쌍북리 328-2번지에서 출토돼 역사학과 고고학뿐만 아 니라 수학이나 과학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구교리 386-3번지와 387-5번지 유적에서는 중국수입품 중 하나 인 옥벽이 출토돼 주목을 끌었다. 한편 2011년의 쌍북리 207-5번 지에서는 도랑이 외곽에 달린 굴립주건물지가 확인되고 치밀한 내부조사가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이후 학계에 연구결과물도 발표해 주구부건물지에 대한 이목을 집중시키고, 수년 전 일어났 다가 잠잠해진 굴립주건물지 연구의 열기를 재점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쌍북리에서 발굴한 주요 유물들
 
2012년 들어 쌍북리를 중심으로 중요 유물이 집중됐다. 즉 314-5 번지 굴립주건물지 2호와 외곽 도랑(주구 周溝)에서 칠기와 철 볏, 건물지보다 앞선 수혈유구에서 칠기이배(耳杯, 귀 달린 잔)와 나무창(목모 木 ) 그리고 목제 기와와 유개호자(虎子, 남성용변기) 등이 사비도성 내에서는 처음 출토되었다. 특히 철볏의 출토 로 인해 백제시대의 통일되고 정형화된 율령체제의 면모를 알 수 있었다.
한편 쌍북리 201-4번지의 상층에서는 사비기 후기의 도성 내 도 시구획과 관련된 흔적을 나타내는 도랑(구溝)들이 동-서와 남-북 으로 조사됐는데, 이 구 안에서 문자가 적힌 목간과 칼 모양의 목 기 등이 출토됐다.
2013년도에는 사비도성의 외곽에 쌓은 동나성의 두 번째 문으로 추정되는 청산 아래 동이문(東二門) 바깥에서 나성 안으로 통행 했던 도로가 정동리 506-2,3번지 유적에서 상하 3개 층으로 조사 됐다. 그것도 백제시대 도로의 특징인 측구를 가진 완벽한 형태 의 도로여서 학술적인 중요성이 커 발굴 이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를 거쳐 현지에 그대로 원형 보존됐다.



하단 내용 참조

소규모 발굴조사와 조사 성과로 백제왕도 원형복원 추진
 
한국문화재재단의 국지적이지만 지속적인 소규모 발굴조사 및 조사 성과가 부여읍내의 지하에 보존돼 있는 백제 사비도성에 대 한 조각 정보를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연동시켜 보다 체계적으 로 관리할 필요성을 야기함에 따라 종합적인 백제왕도의 원형복 원에 대한 장기 프로젝트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추진 되기에 이르렀다.
2014년에는 사비도성 내부 추정 왕궁지의 서쪽에 위치한 구교리 367번지에서 1동2실의 특수건물지와 함께 8각 건물지의 흔적이 확인됐다. 그 하부에서 부분적으로 확인된 팔각건물지 또한 나라 의 기원과 관련된 중요 시설로 생각되는데, 8각 구조물은 고구려 탑과 백제와 신라 어정(御井)의 평면각과 동일하다. 특히 어정은 국가 초기의 시조 관련 제사시설인데 신라의 나정은 왕궁 기준 방 향성 등에서 공통점이 많다. 이 유적에서는 북조~초당 시기에 중 국에서 유행한 녹유가 매우 얇게 발려 투명한 녹색을 띠는 작은 벼 루가 출토됐다.
2015~2017년 동안은 부여에서의 발굴조사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었는데 발굴조사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의 제4조 유예기준 에 소규모 발굴조사가 포함됨에 따라 가능해진 결과다.
2018~2019년에는 지금까지 아주 부분적으로만 확인되던 사비 기 이전, 즉 웅진기의 유구와 유물이 새로운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백제고도문화재단에 의한 사비나성 북나성구 간(청산 포함) 발굴조사 과정에서 나성 하부에 웅진기 유물이 출 토되는 수혈유구가 확인되면서 사비기 이전 웅진기에도 부여지 역에서 유적이 존재했다는 보고가 있은 이후 청산 남쪽 사면부에 대한 소규모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서 그 실체가 좀 더 명확해지 기 시작했다. 즉, 쌍북리 325번지와 325-3번지 및 325-6번지 등 에서 발굴조사가 진행되면서 북나성 구간의 웅진기 생활유구(원 형수혈유구) 외에도 건축유구(국립주건물지)가 추가로 확인되는 등 보다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들은 머지않아 이루어질 백제왕도 사비도성의 원형 복원 및 실체 규명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 이며, 앞으로 그와 같은 주체적인 역할을 우리 재단이 계속해서 수행해 나갈 것임은 당연한 사실이다.



- 글. 사진.정훈진.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재조사연구단, 조사연구2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