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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 향산력사박물관에 있는 불교 문화재의 아름다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02 조회수 : 2134
하단 내용 참조

묘향산과 보현사 그리고 향산력사박물관
매년 9월과 10월 이맘때쯤 보현사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물들어 아 름다운 풍광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이름마저 묘하고 향기로운 묘 향산은 우리나라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평양에 가 본 사람은 꼭 들 르는 불교문화의 성지이자 자연유산의 천국이다. 우리는 ‘묘향산’ 이라고 부르지만, 북에서는 그냥 ‘향산’이라고 불러 남북 언어의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평양에서 향산까지 가는 동안 물 맑 고 깨끗한 청천강이 흐른다.
향산력사박물관은 드넓은 보현사 경내의 대웅전과 만세루, 영산 전, 수충사, 종각 등을 활용한 사찰박물관의 일종이다. 보현사의 주 요 전각들이 박물관의 전시실이 되면서 전시장에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사찰을 통째로 박물관으로 만든 경우다. 특히 보현사의 팔 만대장경은 1,537종의 불교 경전을 포함한 6,793권의 책으로 구성 돼 있다.
보현사는 1042년에 창건된 고찰이다. 대웅전은 보현사의 중심 전 각으로 장중하고 화려하다. 전면 5칸에 측면 3칸의 팔작지붕이며, 특히 정면 16짝의 문살은 다양한 꽃살 문양으로 장식돼 그 이름이 높다. 대웅전 앞에는 8각 13층탑(국보유적 제144호)이 서 있다. 고 려 후기에 조성돼 다각다층탑으로 경천사 13층탑에 비견된다. 층 수가 많고 위로 올라갈수록 체감률이 완만하고 처마선이 날렵하 다. 추녀 끝에 104개의 풍경이 달려 바람이 부는 날에는 법음(法 音)이 멀리 흩어지게 돼 있다. 벽면에 가득 찬 진열장은 칸을 나누 고 칸칸마다 향로·동경·촛대·발우 등 불교 공예품을 촘촘하게 전 시하고 있다.

하단 내용 참조

향산력사박물관 소장 팔만대장경
전통 건축 양식의 팔만대장경보존고는 1988년 신축한 건물이다. 여기에 소 장된 팔만대장경은 1932년 해인사의 대장경 목판에서 찍어 온 인쇄본 6,793 권이다. 이 대장경을 보호하기 위해 밀폐된 유리장 안에 넣고 사진 촬영도 금 지하고 있다. 한편 1989년 사회과학원 산하 민족고전연구소에서는 우리 민 족의 자랑거리인 고려대장경 해제본 전 25권을 펴내어 함께 보관하고 있다.


금강산에서 가져온 유점사종과 삼존불상
이 종은 원래 금강산 유점사에 있던 동종이다. 이 종은 1469년에 제작했으 나, 1729년에 고쳐 만들었다고 한다. 종의 형태는 ∩형이고, 천판 위에 보기 드물게 큰 쌍용이 마주 보는 용뉴가 배치돼 있다. 조선시대 제작된 종 중에 서 가장 크고 고식의 양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삼존불상은 1982년 6월 금강산 향로봉 바위 밑에서 석함이 발견됐는 데, 그 안에서 발견된 8㎝ 내외의 아주 작은 불보살상 3구가 해당된다. 이 삼 존불상은 모두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해당되는 금동불로서 아직까지도 금빛이 찬란하다. 이 유물은 모두 향산력사박물관의 국보유물로 지정됐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국보 4


고려 초 건축술과 조형미를 보여주는 석당형 청동탑
석당형 청동탑은 평북 피현군 성동리에 위치한 불정사라는 사찰을 세울 때 다 라니탑의 2층 기단에 봉안됐다가 발굴된 것이다. 성동리 다라니탑은 1027년 에 건립됐으며, 고려 초기의 건축술과 조형미를 보여주는 독특한 형태의 귀중 한 석탑 중 하나다. 다라니탑에서 발견된 청동탑의 형태는 우리나라에서는 매 우 드문 석당형으로서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어 고려의 뛰어난 금속 공예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보현사 근처 향산혁명전시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북한을 가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폐쇄적인 북한 사회 에서 평양 이외의 곳을 가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평양을 벗어나 향산을 방문한다는 것은 선물 같은 기회이다. 보현사 근처에도 볼만한 곳이 또 있 다. 입구에 6층짜리 국제친선전람관은 북한의 지도자에게 보낸 각종 선물 들이 모여 있어, 20세기 북한의 근대공예를 조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근처에 2층의 한옥집으로 지은 향산혁명사적관 또한 북한만의 독특한 미술양식을 볼 수 있다. 나중에 묘향산이 개방되면 이런 여러 곳을 들러봄 직하다.


- 글. 사진. 장경희. 한서대학교 교수. 문화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