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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쥐불놀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2-21 조회 966

 







추수가 끝나고 새로 모종을 심기 전까지 논밭의 풍경은 쓸쓸하다. 가을까지 들판을 꽉꽉 채우던 황금물결이 사라진 후의 허전함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정월대보름 무렵이 되면 이 허전함이 화려한 불놀이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지곤 한다. 바로 정월 14일과 정월 첫 쥐날上子에 행해지는 쥐불놀이 덕이다. 또 다른 말로는 ‘쥐불놓이’라고도 부른다. 한자로는 서화희鼠火戱 또는 훈서화燻鼠火라고 표기한다. 쥐불놀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쥐를 쫓기 위해 행해진 놀이이다. 봄이 되어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들판을 쏘다니는 쥐를 쫓고, 그간 돋아난 잡초 속으로 파고든 해충을 죽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 타고 남은 재는 거름이 되어 새순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쥐불놀이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활활 타오르는 불로 액운을 쫓아내어 한 해를 무사히 보내고자 하는 염원을 담는 일이다.
쥐불놀이를 하는 날이 되면 마을의 아이들은 낮 동안 놀이에 쓸 횃불을 준비한다. 저녁이 되어 달집에 불이 붙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쥐불놀이가 시작된다. 아이들은 몇 명씩 몰려 뛰어다니며 논밭에 쥐불을 놓는다. 평소 때는 불장난을 하다가 걸리면 혼이 나기 마련이지만, 이날만은 공식적으안우정로 불장난이 허락된 날이니 아이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걸려 있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특히 불을 크게 놓을수록 칭찬을 받게 되는데, 이는 불의 기세가 크면 클수록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불러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쥐불놀이는 같은 마을 아이들끼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마을 아이들과 만나면 쥐불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쥐불싸움의 규칙은 간단하다. 누가 더 넓은 지역에 불을 놓는지에 따라 쥐불싸움의 승자가 결정된다. 놀이가 끝나면 아이들은 각자 집으로 흩어지는데, 들판에 붙은 불은 끄지 않고 잡초 등을 완전히 다 태워 자연적으로 꺼질 때까지 그대로 둔다.
현대에 들어서는 농약 등 살충제의 발달로 불을 놓아 해충을 미리 죽여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점점 쥐불놀이를 하는 풍경을 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마을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즐겁게 놀며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만으로도 쥐불놀이는 큰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도 계속 정월 들녘에서 쥐불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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