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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오늘, 궁을 만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4-18 조회 1625





한국의 5월은 날씨가 화창하고 꽃들이 만발하여 나들이하기에 좋은 달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있고, 근로자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도 있다. 필자에게는 해마다 5월이 되면 기다려지는 축제가 있다. 서울의 4대 궁궐과 종묘를 무대로 하는 궁중문화축전이 그것이다. 궁중문화축전은 올해 2회째를 맞이한다. 2014년에 궁궐과 종묘에서 별도로 진행되던 행사들을 통합한 궁중문화축전을 시범적으로 실시하였고, 2015년에는 이를 보완하여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5’를 개최했다. 필자는 제1회부터 궁중문화축전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선시대 궁궐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파괴된 곳이 많아 문화재청에서는 한동안 그 복원에 주력했다. 궁궐 복원이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이자 활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궁중문화축전을 통해 궁궐의 활용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올해 궁중문화축전의 주제는 ‘오늘, 궁을 만나다’이며, 부제는 ‘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콘셉트로 준비 중이다. 올해 궁중문화축전의 특징은 궁궐별 특성에 따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궁중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있다. 4월 29일(금)부터 5월 8일(일)까지 열흘 동안 4대 궁궐과 종묘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장소별로 살펴보자.



경복궁은 500년 조선왕조의 역사를 지켜온 법궁法宮으로 국가의 공식 의례를 집중적으로 개최한 궁궐이다. 경복궁에서는 ‘왕을 만나다’라는 세부 주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번 축전의 중심 무대로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궁중문화축전은 4월 29일 저녁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제로 시작된다. 개막제에서는 이번 축제에서 공연될 주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축전의 전체 모습을 개관할 수 있을 것이다.
‘고종대 진찬연’은 1892년고종 29 9월에 있었던 실제 행사를 당시의 현장인 경복궁 근정전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이는 왕세자순종가 고종이 왕위에 오른 지 30주년 되고 41세 생신을 맞은 것을 축하하는 잔치이다. 고종의 잔치에 사용된 의례, 복식, 음식, 음악, 무용을 원형대로 복원한 종합 공연으로, 화려한 궁중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소주방에서는 수라간을 운영하여 궁중음식과 다과를 만나볼 수 있다.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아시아 3개국 왕실문화 교류 공연’은 태국, 일본, 베트남의 왕실문화공연단이 참가하는 악무 공연이다. 각국의 독특한 왕실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다. 경복궁의 공간을공연 무대로 활용하는 행사도 있다. ‘흥례문 미디어 파사드’는 흥례문과 좌우 담장을 스크린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작가들의 영상작품을 상영하며, 경복궁 경회루에서는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 국립국악원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들 공연은 모두 늦은 저녁에 개최되기에 경복궁의 아름다운 야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창덕궁은 조선시대의 건축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아름다운 궁궐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일한 궁궐이기도 하다. 창덕궁에서는 ‘자연을 만나다’라는 세부 주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덕궁 별빛야행’은 창덕궁의 역사와 인물에 관한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되는 탐방 프로그램이다. 정문인 돈화문에서 출발하여 낙선재, 부용지 등지로 이동하면서 창덕궁의 야경과 함께 다양한공연을 만나게 된다.
창덕궁 성정각에서는 내의원 체험 프로그램 ‘어의를 만나다’가 진행된다. 내의원은 최고 수준의 의학을 자랑하는 왕실의 전속 의료기관으로, 기간 중 이곳을 방문하는 내외국인 관람객에게 무료진찰과 강의를 진행함으로써 동양의학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창경궁은 주로 왕실 여성들이 거처하며 후손을 낳고 양육하던 공간으로, 궁중의 일상생활이 펼쳐지던 궁궐이었다. 창경궁에는 ‘일상을 만나다’라는 세부 주제의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영조와 창경궁’은 창경궁의 여러 전각에서 영조와 관련된 역사적 에피소드를 단막극으로 공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조는 신하와 시민들을 궁궐 안으로 불러들여 당대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었던 국왕이다. 관람객들은 영조 및 신하들을 따라 창경궁의 명정전, 문정전, 경춘전, 통명전 등지로 이동하면서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영조를 만날 수 있다.
‘1750 시간여행, 그날’은 시민들이 직접 연극배우가 되어 궁궐의 하루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남자는 문무백관, 호위군, 의장수가 되고, 여자는 상궁, 나인, 내의녀 등이 되어 홍화문 개폐식, 문정전 상참의, 함인정 문과 급제자 소견, 명정전 사간원 신료 접견 등을 체험한다. 참여자들은 고궁에서의 멋진 추억을 얻게 될 것이다.
연극 ‘인조, 길 끝에서’는 반정으로 왕이 된 인조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으로 창경궁 문정전에서 열린다. 인조와 그 후궁인 조소용, 그들과 갈등 관계에 있었던 소현세자와 강빈의 죽음을 다룬 작품으로, 궁궐에서 공연되는 최초의 정통 사극이라고 할 수 있다.
덕수궁은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탄생시킨 요람이자 서양의 근대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궁궐로, ‘근대를 만나다’라는 세부 주제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덕수궁에서는 음악회가 공연된다. 먼저 석조전 콘서트 ‘황제를 위한 아리아’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을 융복합한 클래식 음악회이다. 대한제국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로, 콰트로 마에스크리의 연주와 함께 연극과 무용이 어우러진다. 또한 ‘덕수궁 근대음악회’ 시리즈는 대한제국기의 근대화 과정에 유입된 서양음악을 소재로 하는 음악회이다. 덕수궁 중화전에서 진행되며, 해설자가 대한제국기에 도입된 서양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와 함께 전통건축과 서양건축이 공존하는 덕수궁의 전각에서는 10여 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미디어를 활용한 작품 전시회를 연다.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사당으로 매년 종묘대제가 거행되는 곳이다. 현재 종묘건축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종묘제례와 제례악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종묘에서는 ‘제례를 만나다’라는 세부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종묘대제’는 5월 1일 오후 2시에 종묘 정전에서 봉행된다. 이는 조선시대 국가 최고의 제례의식으로 제례와 함께 제례악과 일무가 현재 전해지는 원형대로 진행된다. 영녕전에서의 제향은 정전제향에 앞서 봉행된다. ‘종묘 묘현례’는 조선 왕실의 여성이 종묘 정전을 방문하는 유일한 의례이다.
묘현례란 왕비나 세자빈이 결혼 직후 종묘를 방문하여 선대 왕과 왕비들에게 인사를 올리는 것으로, 숙종 대를 재구성하였다. 스토리텔러가 등장하여 관람객을 인솔하면서 상세하게 해설하는 관람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종묘제례악 야간공연’은 종묘 정전에서 제례악과 일무를 관람할 기회를 제공한다. 종묘대제에서는 연주자와 무용수가 정전을 바라보지만 이때에는 객석을 바라보고 공연을 함으로써 그 장관을 더욱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공연 시간도 실제 제례를 거행할 때의 시간에 가까워 종묘의 야경과 청량한 밤공기를 체험할 수 있다.
궁중문화축전은 서울 도심의 휴식 공간이자 문화유산인 4대 궁궐과 종묘에서 30여 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가정의 달인 5월, 가족과 함께 궁궐과 종묘를 방문하여 전통건축과 숲 속에서 진행되는 우리 문화유산의 과거와 현재를 친근하게 접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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