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문화유산정보 > 출판&자료 > 월간문화재 > 보기
인쇄 트위터 페이스북

보기

  • 이달의 달 월간문화재
  • 무료구독신청
  • 정보수정
  • 구독해지
  • PDF 보기
보기 상세페이지
[2016.04] 백제 구구표 목간이 주는 메시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4-18 조회 1524

 

 



 






‘2×1=2, 2×2=4 …… 9×8=72, 9×9=81’ 누구나 한 번쯤 외워본적 있어서 입과 귀에 익숙한 구구단! 언제부터인지 확실치 않지만 어린 시절 암기의 대상으로 기억하고 있다. 일찍이 수의 개념에 밝았던 인도에서는 구구단이 아니라 18단을 외울 정도이다.
이 구구단九九法, 九九術, 九九算이라고도 함 공식을 차례대로 적은 구구표 목간이 백제 후기 사비도성 내 우리 재단의 조사 현
장에서 발굴되었다. 최근 한국목간학회 목간 사례 발표와 토론 이후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우리나라 최고이자 최초의 실물자
료로 밝혀졌다. 충남 부여 쌍북리 328-2번지 유적 출토 구구표 목간이 바로 그것이다. 쌍북리 328-2번지 유적은 부여읍 북쪽의
부소산성과 동쪽의 청산성을 연결하는 북나성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월함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다. 또
한 남쪽은 부여에서 공주로 통하는 옛길을 확장하다가 포장공사 도중 발굴 조사한 뒷개유적과 접해 있다.
사비도성 내의 문화재 유존 지역에서는 개인 단독주택건축 시 기준면적(대지면적 792m, 건축연면적 264m) 이하일
경우 개인 부담 없이 발굴 비용을 전액 국비에서 보조한다. 이번발굴 조사가 여기에 속하고, 이 사업은 복권위원회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문화재청에서 시행하고 우리 재단에서 전담하여진행하고 있다.
현장 조사는 2011년 2월 시굴 조사에 이어 동년 6월부터10월까지 진행되었다. 발굴 결과 3개 모두 문화층에서 수혈유구·구상유구·목주열 등 7기의 유구가 확인되었고, 백제시대 목기·토기·기와·와제품·철기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 중 구구표 목간은 중층 구상유구 1호 내 하층에서 출토되었으며, 상층에서 7세기 초경의 토기편들이 확인됨으로써 하층의 조성 시기는 그 이전으로 판단된다.

구구표 목간은 길이 30.1cm, 너비 5.5cm, 두께 1.4cm 크기이며 재질은 소나무이다. 칼 모양의 얇은 판재 형태로 가공했
으며 한쪽 면에서만 묵서 명이 확인되었다. 판독은 육안 관측 및 적외선 촬영 사진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구구표는
9단부터 2단까지 칸을 나눈 형태로 되어 있었다. 9단을 가장 상단에 배치하고 아래쪽으로 하위 단을 기록하면서 단 사이는 가
로 선을 그어 구분하였다. 각 단의 오른쪽 끝에 그 단의 숫자를 반복하는 공식부터 기록하였고, 중복된 공식은 생략하여 절제
된 느낌을 준다. 또한 같은 숫자가 이어질 경우 반복 부호( )를 사용하였고, 십 단위는 20廿, 30丗, 40卌 추정 등으로 표기하였다.

이 구구단이 언제, 어디서 생겼는지 정확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는다. 중국의 경우 문헌 기록상 기원전 10세기쯤부터

존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9단부터 적고 있다. 실물자료로는 기원전 3세기경 리야里耶 유적에서 출토된 구구표 목간이
대표적인데, 좁고 긴 직사각형 나무에 9단부터 적어 내려갔다.

‘二五而十2×5=10’에서 등호= 사용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일본의 8세기대 칠사七社 유적에서도 리야 유적의 기술 형태와 비슷
하지만 ‘一九又九1×9=9’처럼 등호가 다르게 표현된 구구표가 출토되었다. 일본에서는 구구표의 등호 표현 방식이 중국 고문헌과 동일하다는 사례를 들어 구구단이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일본으로 직접 전래되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백제
구구표 출토로 인해 더 이상 그 주장은 성립할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 때 편찬된 <삼국유사> 고조선조에 기록된 ‘웅호득이식지기삼칠일熊虎得而食之忌三七日’의
‘三七日3×7=21’ 표현과 신라 신문왕대에 국학을 설치하고 산학算學을 가르쳤다는 <삼국사기> 기록으로 보아 늦어도 삼국시대
에는 구구단을 사용했다고 생각된다. 또한 고구려 광개토왕릉비문에 ‘이구등조二九登祚’라 하여 왕으로 등극한 해를 ‘二九2×
9=18’와 같이 구구단 공식으로 표현하여 실제 사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유물로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제 구구표 목간은 동아시아 문물의 전파 경로가 ‘중국-한반도-일본’이라는 일반적인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구구단 기록법에서도 각 단별로 구획을 달리하여 중국과 일본 사례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체계적임을 알 수 있
다. 특히 이 목간은 백제시대 수리 체계의 정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며, 우리나라 구구단의 역사뿐만 아니라 한국 수학사
연구에 아주 중요한 기초자료라고 평가할 수 있다.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