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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한・중・일 인형극의 특징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4-18 조회 3143
 




동아시아에서는 막대 인형, 주머니 인형, 줄 인형, 줄타기 인형 등이
등장하는 다양한 연행이 존재했다. 한・중・일 삼국에서
이러한 인형극의 문화 전통은 각기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인형이 등장하는 연행예술, 인형극
여기에서는 인형극을 인형을 주된 표현 도구로 삼아 이루어지는 제반 연행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른다면, 오락적 문맥에서 인간이나 동물의 행위를 인형을 통해 표현하는 연행은 물론이고, 제의적 문맥에서 인형을 신격으로 모시는 연행까지 인형극에 포함시킬 수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고대부터 인형을 주된 표현 도구로 삼는 연행이 전승되어왔다. 그 연행에서는 나무로 만든 인형의 아랫부분과 연결된 막대를 잡고 조종하는 막대 인형, 천을 자루 또는 장갑처럼 만들어 그 속에 손을 넣어 조종하는 주머니 인형,인형 몸통 각 부분에 줄을 매어 손으로 조종하는 줄 인형, 인형 몸통에 줄을 꿰어 잡아당기며 조종하는 줄타기 인형 등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공통적인 특징과 더불어 동아시아 3국은 나라별로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스럽고 소박한 한국의 인형극
한국의 전통인형극은 꼭두각시놀음, 꼭두각시놀이, 꼭두극, 덜미, 박첨지놀이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현전하는 대표적 인형극인 꼭두각시놀음의 여러 다른 명칭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인형을 주된 표현 도구로 삼는 연행이 꼭두각시 놀음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의 인형극은 고려시대 이전에 그 기반이 마련되었고, 제의적 문맥과 오락적 문맥에 걸쳐 연행이 이루어졌다. 인형이 상·장례에서 망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쓰였는가 하면, 나무나 뼈로 만든 인형을 신격화하여 사당에 모시기도 했다. 또 망자의 봉사자, 지킴이 등의 의미를 갖고 함께 묻히기도 했다. 때로는 전쟁에서 적군을 위협하기 위해, 또는 적을 속이기 위한 위장용 병사로, 그리고 아군의 사기를 올리기 위한 술책으로 인형이 이용되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는 인형을 모시고 섬기거나, 나아가 놀리고 꾸며대고 진열하는 인형극 기반의 형성과 실제 존재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실제로 신라에서는 탈해왕의 뼈로 만든 인형을 신격인 동악신東岳神이라 모시며 제사를 올렸고, 고구려에서는 나무로인형을 만들어 부여신夫餘神과 고등신高登神이라 칭하며 국중대회나 제천의식 때 제사를 지낸 정황이 포착된다. 중국 문헌인<통전通典>이나 <악서樂書>에서도 즐거운 잔치에서 벌어지는 고구려 인형극의 존재를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고려시대 제의적 인형극의 경우, 궁중나례에서 연행자가 황소 인형에게 일정한 행위를 직접적으로 하는 연행 방식이 나타난다. 또한 팔관회 잡희雜戲에서 움직임을 보이는 동적 인형이 등장하기도 한다. 혜민국 남쪽 거리에서 어린아이들에 의해 벌어진 인형극 사례나 이규보李奎報의 시 ‘부답병서復答幷序’와 ‘관롱환유작觀弄幻有作’에 나타난 사례를 볼 때 고려시대에 오락적 인형극이 활성화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조선시대 인형극의 양상은 제의적 인형극의 경우 마을 공동 제의, 기우제, 제웅치기, 주술적 저주, 궁중 내농작內農作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신격이나 초자연적 존재로 전환된 인형들이 등장하여 연행되었다. 특히 궁중 내농작에서 나타나는 인형들의 진열이라는 연행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1년 농사짓는 모습과 풍년이 들어 백성들이 행복해하는 <시경詩經>의 빈풍豳風 칠월편 내용이 진열을 통해 표현되었다. 이러한 진열이라는 연행방식은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산대잡상놀이라는 오락적 인형극에도 등장한다. 산대잡상놀이는 정교하게 꾸민 인형들이 이미 널리 공유된 전형적 상황을 정지된 모습으로 표현하는 볼거리 중심의 연행이다. 널리 공유된 내용을 입체적 시각화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 그 연행 방식이다.

현재까지 전승되는 한국의 제의적 전통인형극은 대체로 마을굿이나 무당굿에서 전체 연행의 일부로 종속적인 형태로 연행되고 있다. 등장하는 인형들의 제작 수준이나 인형을 연행하는 방식은 투박하고 거칠다. 이에 비해 오락적 전통인형극은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독립적으로 연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형들의 제작 수준이나 연행 방식의 경우, 제의적 인형극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정교하고 세련된 형태이다. 이러한 오락적 인형극을 흔히 전통인형극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발탈과 꼭두각시놀음이 이에 해당한다.

발탈은 상반신만 가진 기형적인 인형과 정상적인 인간이 함께 등장하여 춤추며 노래 부르고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는 독특한 양상의 인형극이다. 꼭두각시놀음처럼 오직 인형들만 등장하지는 않지만, 탈 또는 유람객이라 불리는 인형이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전통인형극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발탈은 가면을 이용하면서도 가면극과 다르고, 인형 연행 방식을 이용하면서도 다른 전통인형극과는 변별되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2명의 등장인물이 티격태격 다투는 전통적인 재담의 전개 방식과 유사한 듯하면서도, 인간과 인형의 대결이라는 특이함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발과 손을 이용하여 조종되는 특이한 구조의 인형과, 스스로 움직이고 말하는 인간이 공존하며 티격태격 다투는 독특한 양상의 인형극이 바로 발탈이다.

꼭두각시놀음은 조선시대 유랑광대패의 하나인 남사당패에 의해 전승되어온 인형극이다. 그 내용은 박 첨지의 유람,뒷절 중들과 피조리들의 애정 행각, 부인과 첩의 갈등, 사람을 해치는 이심이 퇴치, 평안감사의 횡포와 장례, 절 짓기를 통한 기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꼭두각시놀음에 등장하는 인형들의 형태는 막대 인형‚ 줄 인형‚ 손 인형‚ 줄타기 인형 등을 망라한다. 인형을 조종하는 방식 역시 인형의 형태에 따라 다르다. 막대를 통한 조종, 손을 통한 조종, 장치를 통한 조종, 줄을 꿰어 날리는 조종, 줄을 통한 조종 등이 독자적 혹은 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꼭두각시놀음은 한국의 전통인형극 중에서 가장 정교한 인형들이 등장하고, 세련된 연행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특유의 투박함을 부인할 수 없다. 달리 본다면, 꼭두각시놀음은 고대 동아시아의 나무 인형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인형극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인형극이 소박하고 예스러운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중국의 인형극
중국에서는 인형극을 괴뢰희傀儡戱 또는 목우희木偶戱라고 한다. 중국의 인형극은 한나라 때 기원했고, 늦어도 남북조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나라 때에 이르러서는 줄로 조종하는 제선목우提線木偶, 곧 줄 인형이 인형극에 등장한다. 이때 반령盤鈴이라는 악기 반주에 맞추어 놀리는 반령목우盤鈴木偶 역시 등장했다.

송나라 때에 이르러 중국 인형극은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북송시대北宋時代에는 제선목우, 장두목우杖頭木偶, 약발목우藥發木偶, 수괴뢰水傀儡 등이 등장하는 인형극이 나타난다. 장두목우는 장두괴뢰杖頭傀儡라고도 부르는데, 나무 막대로 된 인형아래쪽을 잡고 조종하는 인형이다. 약발목우는 약발괴뢰藥發傀儡라고도 부르는데, 화약을 이용해 움직이는 인형이다. 수괴뢰는 물 위에서 움직이는 인형이다. 남송시대에 이르러서는 육괴뢰肉傀儡, 전장괴뢰全場傀儡, 청악괴뢰淸樂傀儡 등이 인형극에 등장한
다. 육괴뢰는 어린아이를 인형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이고, 전장괴뢰는 그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 청악괴뢰는 방향, 생
황, 피리 등의 악기 반주에 맞추어 움직이는 아름다운 여인 인형을 말한다. 이렇듯 송나라 때에는 다양한 인형이 인형극에 등장
했고 내용 역시 풍부해졌다. 민간에서부터 궁중까지 다양한 인형극이 벌어졌으며, 인형을 전문적으로 연행하는 연희자도 생겨났다.

중국 인형극의 새로운 발전은 명나라와 청나라 때 이루어진다. 인형의 조종 기법과 연출 내용, 인형 조형 등에 걸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다. 수괴뢰가 궁중에서 크게 발전했고, 민간에서의 인형극이 곳곳에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 시기에 민간에서 성행했던 포대인형희布袋人形戱는 천으로 만든 인형 몸통속에 손을 집어넣어 조종하는 포대목우布袋木偶, 곧 손 인형이 등장하는 인형극이다. 철로 된 조종간으로 조종하는 철지목우鐵枝木偶가 등장하는 철지인형희鐵枝人形戱 또한 인기가 높았다. 명나라와 청나라 때 지역적인 특징을 띤 인형극이 유파별로 전승되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인형극이 민간에서 널리 행해지면서, 지역의 연희 전통을 흡수하여 다양한 인형극 유파를 형성한 것이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전승되는 지역 인형극 대부분이 이때 형성된 것이다.

중국에는 피영희皮影戱라 부르는 그림자 인형극도 있다.
피영희는 가죽이나 종이로 만든 평면적 인형의 그림자를 이용해서 연행하는 것이다. 피영희는 한나라 때 비롯되었고, 당나라때 발전했다. 송나라 때에는 그림자 인형극을 전문적으로 하는 연희자들이 나타났고, 다양한 그림자 인형과 도구들이 마련되었다. 원나라 때에는 다양한 색깔의 종이로 만든 그림자 인형들이 나타났다. 그림자 인형극의 절정기는 청나라 때이다. 전국 곳곳에서 지역적 특색을 띤 그림자 인형극 유파가 나타났고, 전문적인 공연 집단 역시 활동했다.

현전하는 중국 인형극은 지역별로 특색 있는 인형극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푸젠성福建省의 제선인형희와 포대인형희, 광둥성廣東省의 포대인형희와 철지인형희, 후난성湖南省의 소양포대인형희紹陽布袋人形戱, 하이난성海南省의 린가오목우희臨高木偶戱, 쓰촨성泗川省의 북천대목우희北川大木偶戱, 구이저우성貴州省의 석천장두목우희石阡杖頭木偶戱, 산시성陜西省의 합양제선인형목우희合陽提線人形木偶戱, 산시성山西省의 피영희 등이 지역을 대표하는 중국 전통인형극이다.


중국 인형극은 한국과 비교할 때 인형극에 등장하는 인형들의 다양함이 두드러진다. 제선목우, 장두목우, 포대목우, 철지목우, 수괴뢰, 약발괴뢰, 육괴뢰, 그림자 인형 등의 다양한 인형이 중국 인형극 전통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인형을 이용해서 보여주는 섬세하고 다양한 기교와 연행 내용도 중국 인형극을 특징짓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섬세하고 독특한 일본의 인형극
일본 전통인형극의 대표적 사례로 분라쿠文樂를 꼽을 수 있다. 분라쿠는 에도시대江戶時代에 발생하여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분라쿠는 닌교조루리人形淨瑠璃라고도 하며, 그 섬세함과 세련미가 두드러진다. 닌교조루리는 닌교人形, 즉 인형을 조루리淨瑠璃라는 노래 형식에 맞추어 놀린다는 의미이다. 한두 사람이 간단한 이동식 장치로 된 인형을 들고 각지를 유랑하며 연행하던 소규모 인형극과, 장편 서사시를 악기 반주에 맞추어 노래하는 조루리 형식이 덧붙여지고, 여기에 샤미센三味線 연주까지 결합된 인형극이 닌교조루리이다. 에도시대 말기에 인형 극단인 분라쿠좌文樂座가 흥행에 성공하면서부터, 닌교조루리를 분라쿠라는 명칭으로 바꾸어 쓰게 되었다.

분라쿠는 인형의 섬세한 동작과 짜임새 있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분라쿠의 두드러진 특징은 산닌즈카이三人遣い, 즉 인형 하나를 세 사람이 조종한다는 점이다. 한 사람은 인형의 두발을 조종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인형의 왼손을, 또 다른 한 사람은 인형의 얼굴과 오른손을 담당한다. 세 사람이 인형 조종을 분담함으로써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다.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인형극으로 보통 분라쿠를 꼽지만, 그 밖에도 일본 각지에는 여러 인형극 유형이 존재하고 있다. 그중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아와지섬淡路島에서 전승되는 인형극이다. 일본 각지에 전해지고 있는 인형극은 대부분 아와지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인형극인 분라쿠의 원조가 아와지 인형극인 셈이다. 종교적 색채가 농후하며 소박하고 거친 인형이 사용되지만, 분라쿠가 갖고 있는 여러 특징을 아와지 인형극이 가지고 있다. 특히 분라쿠의 두드러진 특징인 세 사람이 조종하는 방식이 아와지 인형극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분라쿠에 비해 소박하기는 하지만 일본 각지에서 전승되는 여러 다른 인형극 역시 흥미롭다. 특히 한국의 인형극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속성을 보이는 것들이 있어 더욱 그러하다. 일본 동북지방東北地方에서는 이타코いたこ라 부르는 무녀가 노래나 이야기를 하면서 막대 모양의 소박한 인형을 움직인다. 이를 오시라 인형 또는 오시라사마おしらさま라고 부른다. 무당굿에서 벌어지는 한국 인형극의 양상과 유사한 점이 많다.

오시라사마보다 인형의 구조가 발전한 것으로 후쿠오카현福岡縣의 고효신사古表神社와 오이타현大分縣의 고요신사古要神社에 전하는 씨름 인형相撲人形도 있다. 이 씨름 인형은 역사力士라는 속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꼭두각시놀음의 홍동지 인형과 상통한다. 나아가 이 씨름 인형이 등장하는 인형극은 그 무대 형식, 인형 형태와 조종 방식 등에서 한국의 꼭두각시놀음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일본 사토섬佐渡島에서 전승되는 노로마 인형놀이 역시 한국의 꼭두각시놀음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하다.
특히 노로마 인형놀이에 등장하는 익살쟁이 기노수케의 남근을 드러내는 연행 양상은, 꼭두각시놀음의 홍동지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일본의 인형극에는 한국의 인형극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 것들이 많다. 제의적 문맥에서 벌어지는 인형극의 존재, 꼭두각시놀음과의 유사성 등이 그 증거가 된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분라쿠라는 독특한 방식의 섬세하고 개성적인 인형극을 발전시킨 것이 이채롭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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