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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이야기

불화장 임석환
발행일 : 2021-01-28 조회수 : 6949
불화장 임석환

1948. 3. 13 ~ | 보유자 인정: 2006년 1월 10일

위대한 문화유산
한국문화재재단의 무형문화재이야기
불화장 임석환

국가무형문화재 불화장
Master Artisan of Buddhist painting skill Holder

어느 날 남루한 행색의 스님이 무위사에 와서 극락보전 안에 벽화를 그리겠다고 하였다. 그 대신 49일 동안 법당 문을 열어보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그러나 이를 궁금하게 여긴 주지스님이 마지막 날 문을 열어 보았다. 그러자 파랑새 한 마리가 입에 붓을 물고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결국 파랑새는 관음보살상의 눈동자를 마저 완성하지 못하고 홍채만 남긴 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의 후불벽화>에 얽힌 전설 中

그림으로 만나는 부처의 세계 불화(佛畵)

불화(佛畵)란 불교 신앙의 내용을 압축하여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불탑이나 불상, 불경 등과 함께 불교 신앙의 대상이 되는 그림이다. 불화는 그 만들어진 형태에 따라 벽화나 탱화, 경화 등으로 분류할 수 있고, 그 가운데서도 종이, 비단 또는 삼베에 불교 경전 내용을 그려 벽면에 걸도록 만들어진 탱화가 우리나라 불화의 주류를 이룬다.

일반적으로 절에 그려진 그림은 모두 불교회화 혹은 줄여서 불화라고 하는데, 불교의 교리를 알기 쉽게 압축하여 그린 그림, 다시 말해 불교미술의 회화적 표현을 말한다. 좁은 의미의 불화는 절의 법당 등에 모셔 놓고 예배하기 위한 존상화(尊像畵)만을 뜻하며, 넓은 의미에서는 불교도나 이교도를 교화하기 위한 갖가지 그림이나 절의 장엄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단청 같은 여러 그림들을 포함하여 불교적인 목적으로 쓰이는 일체의 그림을 통틀어서 불화라고 한다. 따라서 불화는 불교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하여 나타낸 모든 형상을 일컫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불상을 모시는 전각에는 단청을 하고 벽에는 불화를 그려 종교적인 신성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용도에 따라서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사원의 분위기를 높여주기 위해 그린 장엄용 불화, 둘째, 대중에게 불교의 교리를 쉽게 전달해 주기 위한 교화용 불화, 셋째, 의식 같은 때에 예배하기 위한 예배용 불화이다. 사원을 장식하는데 쓰이는 장엄용 불화의 대표적인 예는 천장이나 기중 벽면에 그린 단청과 벽화이며, 비천상 및 진귀한 새와 동물 그림 등이 있다. 교화용 불화는 어려운 불교의 교리를 일반 대중에게 쉽게 전달해 주고자 그린 것으로 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도, 악업을 쌓지 않게 하려는 시왕도 등이 그것이다. 이 외에 의식 때 예배하기 위한 예배용 불화로 괘불이 있다. 야외에서 법회를 거행할 때 본존불상 대신 불화를 높이 걸어 놓는데, 이를 괘불이라고 한다. 법당 앞뜰에 있는 돌로 된 당간지주는 십수미터나 되는 거대한 괘불을 거는데 사용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불화는 만들어진 형태에 따라 거는 그림인 탱화와 벽에 그리는 벽화, 주로 종이에 그리는 경화로 나눌 수 있다. 탱화라는 명칭은 부처님을 그림 속 주인공으로 삼는 경우에 탱화라 하고 고승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은 영정(影幀)이라고 부른다. 영정은 본 모습을 닮은 그림자라는 뜻으로 진영(眞影)이라고도 부른다. 주로 비단과 삼베 바탕에 그림을 그린 다음, 족자나 액자로 만든 탱화는 조선조 후기에 이르면 모시, 종이 등 그 바탕 재료가 한층 다양해짐을 볼 수 있다. 현존 작품 역시 탱화가 가장 풍부하게 전하고 있다.

불화를 주제에 따라 구분하면, 첫째 부처님 위주로 그린 불화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약사불회상도(藥師佛會上圖,) 아미타극락회상도(阿彌陀極樂會上圖) 등이 있다. 이중 영산회상도는 주로 대웅전에 걸리게 되는데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묘법연화경을 설법한 장면을 그린 것이다. 둘째, 보살도(菩薩圖)가 있다. 대승불교에서 중요시되는 것으로 “위로는 진리를 찾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한다”는 이상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중요시된다. 관음보살도가 대표적이다. 셋째, 불교를 수호하고 중생을 지켜주는 신들인 무장의 모습을 한 신장을 그린 신중도(神衆圖)가 있다. 사천왕, 팔부중 등이 대표적이다. 넷째로 부처님의 제자를 그린 나한도로 16나한, 오백나한 등이 대표적이다. 불화의 명확한 기원은 알려진 바가 없으나, 불교의 성립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으리라 추정되고 있다.

단청장과 불화장

단청과 불화는 제작 목적과 표현방법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단청은 궁궐 · 사찰 ·사원 등의 건축물 벽면에 여러 가지 기하학적인 문양과 그림을 그려 장엄하는 반면, 불화는 불교 교리를 알기 쉽게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예배용 · 교화용 탱화 제작을 주로 하고 있다. 또한 현재 전승현장에서도 단청과 불화는 각각의 고유한 기술과 역할을 바탕으로 분리 전승되고 있다. 한동안 불화 제작기능은 단청장(丹靑匠, 1972년 지정)보유자에 의해 전승되어 왔으나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 2006년 단일종목으로 분리, 불화장(佛畵匠)으로 지정하였다. 불화장(佛畵匠)은 불화를 제작하는 기능 또는 장인을 말한다. 불화(佛畵)는 불탑(佛塔), 불상(佛像) 등과 함께 불교의 신앙 대상이며, 그 제작 형태에 따라 탱화[幀畵], 경화(經畵), 벽화(壁畵)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탱화는 복장식(服裝式), 점안식(點眼式) 등의 신앙 의식 절차를 거쳐 불단(佛壇)의 주요 신앙대상물로 봉안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전통사찰에 전해오는 탱화는 불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불화 제작을 담당하는 장인을 특별히 금어(金魚), 화승(畵僧), 화사(畵師), 화원(畵員)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정신과 혼을 붓에 담아 부처님의 자비를 그려온 불화장 임석환 선생

국가무형문화재 제118호 불화장 기능보유자인 임석환 선생은 유년 시절부터 불심이 깊었던 어머니를 따라 <수덕사>를 다니며 불화와 불상, 단청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스무살이 되던 해에 일자를 찾아 서울로 올라왔는데, 이때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불교 미술의 대가인 혜각 스님을 만나면서 단청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혜각 스님을 따라 전국의 사찰을 다니며 단청에 대해 배웠다. 당시 작업은 공동작업이 대부분이었는데 동료들이 자는 시간에도 촛불을 켜놓고 밤새 혼자 단청을 그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를 눈여겨 본 경남 하동 <쌍계사> 혜암 스님의 제안으로 쌍계사에서 본격적으로 불화 연습을 하게 되었다. 스님의 지도에 따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그림과 함께 하였다. 당시 연습한 그림이 3,000장이 넘는다고 한다. 불화를 그리는 것이 불자의 수행과 같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고 한다. 임석환 선생은 작업을 하기 전에 먼저 마음을 가다듬고 경전을 보거나 염불을 외운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불심이 없다면 불화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화를 그리는 것 역시 수행의 일환인 것이다.

“불화는 붓 손질 한번, 선 하나에도 정신과 혼을 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처님의 자비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불화를 그리는 사람들은 생계의 수단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수행의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 또한 시대의 문화재를 그린다는 생각으로 열정과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려야 한다.”

임석환 선생이 제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부산 범어사, 서울 진관사, 강화도 전등사,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문수암, 청도 운문사, 양산 통도사 등 국내 유수의 사찰 단청 뿐 아니라 일본 요코하마의 안국사, 하와이 호놀룰루 대원사 등 국내외 사찰에 있는 단청들이 또한 선생의 손을 거쳤다. 2006년 이전까지는 단청장이 단청작업을 하면서 불화를 그려왔다. 그러나 제작목적이나 표현기법 등에서 단청과 차이가 있어 문화재청에서는 2006년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 불화장(佛畵匠)을 별도 지정하고 故 석정 스님과 임석환 선생을 불화장 보유자로 인정하였다. 불화장은 주로 엎드려서 작업을 한다. 불화 자체가 고도의 집중력이 장시간 필요한 작업인 관계로 오랜 시간 동안 엎드린 자세로 일하다 보니 허리가 아프기 일쑤고 자칫 허리가 휘기도 한다. 인내에 인내를 더해야 하는 작업인 것이다. 50여년 가까이 불화를 그려온 선생은 초기에는 수많은 습화(習畵)를 통해 자신만의 색을 찾았다. 이로 인해 원색을 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불화와 달리 선생의 불화는 색감이 곱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인지 경기도 고양시 대자동에 있는 선생의 불화작업장에서 전수를 받고 있는 선생의 제자들 대부분이 여성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불화를 그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시대가 바뀌어 요즘 불화를 그리는 이들의 대부분이 여성들이라고 한다. 선생의 딸과 아들도 그 맥을 이어 전수를 받고 있다.

작품

1_ 십장생도 / 240×117cm

십장생도는 궁중이나 사대부가에서 화려한 장식을 겸하여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의미로 널리 사용된 그림이다. 해·산·물·돌·구름·소나무·불로초·거북·학·사슴 등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과 자연산수를 그려 무병장수를 발원하는 마음을 담은 그림으로 많은 사람들이 애호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1_ 십장생도 / 240×117cm(1)
1_ 십장생도 / 240×117cm(2)
1_ 십장생도 / 240×117cm(3)
2_ 백수백복도 / 62×230cm

<백수백복도>는 수(壽)자와 복(福)자 서체를 다양하고 회화적으로 표현하여 박본 배열한 그림아다. 주로 병풍으로 제작하여 내실이나 사랑방, 왕가의 연회용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 백수백복도는 십장생과 함께 사람들이 염원하는 장수, 만복, 부귀를 기원하는 그림이다.

2_ 백수백복도 / 62×230cm(1)
2_ 백수백복도 / 62×230cm(2)
2_ 백수백복도 / 62×230cm(3)

탱화 제작과정

1) 출초 : 초를 낸다고 하는 것은 조성하고자 하는 탱화의 내용에 따라 군상들과 배경 그림을 배치하여 밑그림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2) 배접 : 종이나 헝겊 따위를 겹쳐 붙이는 것을 배접이라 한다. 배접은 탱화의 수명을 크게 좌우하는 작업이므로 먼제 재료 선택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3) 아교포수 : 일반적으로 물감이 채색면에 직접 스며들지 않도록 종이나 비단 바탕의 경우 아교를 칠해준 후 채색을 하게 된다.

4) 도채 : 바탕면에 채색을 올리는 일을 도채라 한다. 탱화의 경우 바탕감은 종이나 견이며 안료는 석채나 수간채를 쓴다.

5) 바림 : 도채를 한 후에 선을 그은 바탕면에 백반수를 도포한 뒤 한쪽을 진하게 하고 다른 쪽으로 갈수록 차차 엷게 칠하는 일을 바람질이라 한다. 도채 작업이 끝난 후 각 채색의 명도보다 조금 짙은 계통의 색을 선택하여 앞뒤의 구분을 만들거나 의상 등을 좀더 부드럽고 생동감있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법이다.

6) 끝내림 : 한 번으로 깨끗하게 칠할 수 있는 안료가 있는 반면, 석채의 경우에는 서너 번의 반복되는 붓질이 필요한데, 안료의 경우 두 번 정도를 칠해도 밑그림이 비춰서 올라오지만 석채의 경우 곱게 여러 번 덧칠하는 관계로 다시 한 번 숫그림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할 경우 끝내림을 하는데 있어 제대로 된 운필을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 많은 시간과 공력이 요구된다.

7) 금니 및 황선 쫓침 : 화관이나 의관 등의 쇠끝 부분이나 대의의 옷주름 부분에는 금니로 쫓침을 하는데, 금니나 황선은 가늘게 하여 필력이 있되 유연하여야 한다.

8) 금박 붙이기 : 탱화작업에서는 금을 눌러서 만든 금박이나 가루 상태의 금분을 개어서 쓴다. 군상들의 보관이나 갑옷, 보검 등 장엄이나 지물에는 금박을 붙이기도 하는데, 탱화의 경우 금박의 빛이 너무 강하면 본래의 장엄 목적을 놓칠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9) 상호(相好) : 탱화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기에 더욱 조심하고 숫그림에 더욱 정신을 집중하여야 하며, 맨 마자믹에 도채하고 개안(開眼)을 하게 된다.

10) 탱화 틀 싣기 : 탱화가 완성되면 틀에 그림을 싣는데, 사방 한 자 간격으로 틀을 짜 완성한 뒤 틀의 앞, 뒷면을 번갈아 가며 한지로 두 번 이상 발라야 한다.

11) 발미 : 탱화조성이 끝난 뒤에는 붉은 바탕의 발미에 탱화를 봉안하게 된 연도와 연화질(緣化秩 ), 화주질(貨主秩 ), 시주질(施主秩) 등을 기록한다.

1_ 대오리제작_대통끝자리기

1_ 대오리제작_대통끝자리기

2_조름빼기

2_조름빼기

3_대오리뜨기

3_대오리뜨기

3_운두 올리기

3_운두 올리기

4_완성된 작품의 단면

4_완성된 작품의 단면

약력

  • 1948년출생
  • 1967년혜각스님 (단청) 사사
  • 1968년혜암스님 (불화) 사사
  • 1979년문화재수리기능자 화공
  • 1980년제9회 불교미술대전 입상
  • 1982년수산전통미술원 개원
  • 1983년제8회 전승공예대전 입상
  • 1984년제9회 전승공예대전 입상
  • 1985년문화재수리기능자 도금공
  • 1988년문화재수리기능자 칠공
  • 2001년부산 범어사 단청 및 탱화, 수원 봉녕사 탱화 및 벽화 개금, 옻칠
  • 2002년명지대학교 단청 강의
  • 2003년충주 석종사 단청
  • 2003년남북단청문화전시회 및 학술토론회 참가
  • 2005년
    • 국가무형문화재 단청장 기능보유자 인정
    • (2006년 불화장 종목 분리에 따라 불화장 기능보유자로 변경)
  • 2005년전승공예대전 심사위원
  • 2006년국가무형문화재 불화장 기능 보유자 인정
  • 2006년중국 성도축제 전시 및 시연
  • 2006년전승공예대전,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 심사위원
  • 2007년대한불교 조계종 성보위원
  • 2009년한국전통문화대학교 단청 강의
  • 2010년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심사위원
  • 글 이치헌 (한국문화재재단 한국무형문화재진흥센터센터장 / 「인간, 문화재 무송 박병천」 저자)

  • 사진 서헌강(문화재전문 사진작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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