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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문화재

[2019.02] 무형문화재의 표상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2-11 조회수 : 1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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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가구에 느티나무와 물푸레나무의 용목(龍木)을 살리고 현대미 더해
이번 박명배 소목장이 제작한 작품들은 주로 사랑방가구들로,책장•이층장•의걸이장을 모티브로 해서 골재 사용을 줄이는 대신 넓은 판재를 사용해 새로운 면의구성을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보다 단순한 형태로 인해 좋은 무늬의 판재가 강조돼 목재가 갖고 있는 부드럽고 자연적 인 아름다움이 충분히 부각됐다.더욱이 마치 구름에 용이 엉켜 있는 듯한 느티나무와 물푸레나무의 용목(운룡문)과 물이 흐르는 듯한 파도문을 판재로 활용해 아름다운 자연 목리를 살렸다. 또 단순한 면 분할로 간결함이 돋보이고 현대 생활공간에 적용될 수 있도록 했는데,한국 목공예의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대적 흐름에 잘 적응해 나가는 현대 목가구로 발전시켰다.

32느티나무와 물푸레나무의 운룡문 판재는 조선시대 목가구의 고급 소형 함이나 삼층장에서 볼 수 있는 매우 희귀한 재료임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전체의 乂3가량에 해당하는 많은 수량의 작품에 활용돼 모두를 감탄하게 했다.물결무늬 판재에 비해 변형이 심하고 단단해서 제작공정이 까다로운데도 편안하게 안치된 점에서 그의 목공 제작연륜에서 우러나는 높은 경지의 기술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무늬를 보이는 느티나무는 전통 목가구의 미장재료 중에서 최고로 취급돼 왔다. 대부분 마을 입구나 중심자리의 정자목이며,100년 이상 묵은 아름드리 고목을사용해야 넓고 아름다운 무늬의 판재를 얻을 수 있다. 또원목을 오랜 시간 자연건조시 켜야 하므로 수년 앞을 내다보고 장만해야 한다. 그러나 목재값이 고가여서 장인의 작품을 판매한 목돈이 다시 모두 목재 구입비로 들어가므로가정생활은 항상 여유가 없기 마련이다. 이런 점이 바로박명배 선생 댁에서 수십 년간 반복돼 온 살림살이이며,그야말로 검소하고 모범적인 목공예 장인의 삶이었다고말할 수 있다.


무형문화재 표상 보여준 전시
이번 개인전 관람객은 친지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동료인 전국 무형문화재 장인들과 그의 많은 제자들이 었다. 박명배 선생은 수십 년간 개인 공방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한국문화재 재단의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 등에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제자들 또한 목공방을 운영하며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제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선생의 작품에대한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통목가구의 재현과 더불어 현대적 감각을 살리려는 노력,적기적소의 목재 활용,높은 제작기법 등에 대해 진지하게의견을 나누며 배우려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었다. 박명배 선생이 열과 성의로 제자들을 잘 가르쳤고,지금그 결실을 마주하며 얼마나 흐뭇해할까 하는 생각이들었다.
박명배 선생은 이제 장인으로서는 고령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공방을 운영하는 중년층 제자들에게 전통목가구의 제작기술과 높은 수준의 작품성을 전하고있다. 아울러 늘 작품 제작에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을보인다. 한마디로 모범적인 장인의 삶을 보여주는 무형문화재의 표상이다.
 
- 글. 박영규. 용인대학교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