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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전통예술을 위해-중요무형문화재 제 34호 강령탈춤 예능보유자 송용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7-18 조회 1690
 


​ ‘탈을 벗었더니 TV에서 보던 그 사람이네? 그런데 그 분이 강령탈춤도 췄었어?’

탈춤 공연이 끝나고 탈을 벗으면, 관중들은 깜짝 놀랄 것이다. 우락부락하고 껄렁대는 취발이가 바로 TV에서 보던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우가 추는 탈춤이 강령탈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관중들에게 있어 강령탈춤에 대한 인식이 더욱 새롭게 각인될 것이다. 강령탈춤을 대중들에게 더욱 쉽게 알리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34호 강령탈춤 예능보유자, 송용태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안양예고를 다니며 연극을 하던 17살의 송용태 선생님은 자신이 하는 연극에 우리 고유의 것이 삽입되는 경우를 보면서, 이왕이면 제대로 배워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 탈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송용태 선생님은 강령탈춤과 만나게 되었다. 강령탈춤의 정·중·동이 어우러지는 춤사위와 재담(대사), 그리고 자그마치 33가지가 되는 소리(노래). 송용태 선생님이 수많은 탈춤 중 강령탈춤을 선택한 이유는 강령탈춤만이 주는 이러한 매력 때문이었다. ​

 강령탈춤에 매료된 송용태 선생님은 강령탈춤을 이어나가는 김실자, 김정순 선생님을 찾아뵙고 문하생으로서 강령탈춤을 정식으로 배우게 되었다. 당시 금전적인 면보다 배움 자체만 가지고도 즐거웠던 송용태 선생님은 현재 강령탈춤 보존회장인 김정순 선생님이 무용학원을 하고 있던 인천 송현동에 가서 배움을 청했다. 처음 선생님은 탈춤을 배우러 왔다는 당돌한 까까머리 고등학생을 보며 “기껏 해봐야 1, 2개월 하고 그만 두겠지.” 라고 생각했으리라. 그런 학생이 이제는 강령탈춤에서 가장 오래된 남자 연희자가 되었고, 배움을 전해주며 스승과 제자가 함께 한 시절이 올해로 44년이 흘렀다. ​

 송용태 선생님께 있어 스승이신 두 선생님은 돌아가신 부모님보다도 정신적으로 맥을 통하는 각별한 인연이다. 가족도 아닌 남인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불편한 일이 있으면 서로 양보하는 44년을 같이 지내면서 스승과 제자 간의 입장을 뛰어 넘어 부모와 자식 같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또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도 송용태 선생님은 ‘전통예술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흠모할 수 있고, 따라갈 수 있고, 또 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두 분 선생님께서 건재하심에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며 스승에 대한 감사함을 거듭 표현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강령탈춤의 맥을 이어오신 선생님들의 영정사진을 보여주고, 강령탈춤에 쓰이는 탈을 직접 취재단에게 보여주며, 인터뷰 도중에 탈춤의 개념과 강령탈춤의 노승 취발이 과장 중 소리(노래) 한 대목을 들려주는 등 인터뷰 내내 강령탈춤에 대한 송용태 선생님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

선생님이 강령탈춤을 사랑하는 방식은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스스로가 맥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에도 녹아들어 있었다. 노승 취발이 과장에서 취발이를 주로 연기하는 송용태 선생님이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강령탈춤의 1과장에서 7과장까지 전 과장에 나오는 모든 대사와 춤, 노래를 생각한다고 한다. 송용태 선생님에게 있어 이러한 노력은 강령탈춤의 맥을 잇기 위한 사명감과 이어져 있다. 자신이 하지 않으면 여기서 단절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송용태 선생님은 늘 습관처럼 재담(대사), 소리(노래), 춤을 외운다고 한다. 이와 같이 사명감을 지닌 꾸준한 연습을 비법 삼아 송용태 선생님은 취발이로서 연기를 이어 왔다. ​

선생님의 사명의식은 과장을 외우는 노력뿐만 아니라 탈을 직접 만드는 데에서도 느낄 수 있다. 강령탈춤을 해오면서 송용태 선생님은 연희에 사용하는 탈과 취발이 아기 인형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물에 불린 종이가 풀을 만나고 채색을 받으며 하나의 탈이 된 순간. 그 탈과 얼굴을 마주 대하며 이렇게 대화를 한다고 한다. ‘나로 인해서 너는 태어났어. 네 몫을 다 해줘.’ 무에서 유로 나타난 창조물이 앞에 있을 때 이것에 내가 직접 생명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었다는 자부심과 그 탈에 불어넣는 사명의식이 송용태 선생님이 탈을 직접 만드는 데 두는 의미다. ​

이처럼 강령탈춤을 이으려는 선생님의 노력에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좀 더 우리의 전통을 재밌게 알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담겨있다. 그러다가 ‘같은 내용 이지만 탈을 벗은 상태에서 표현해보면 어떨까?’ 라는 신선한 탈춤을 만들게 되었다. 작년 10월 18일 강령탈춤 보존회에서 특별기획공연으로 선보인 ‘탈을 벗은 탈놀이-스캔들 강령탈춤’이 바로 그것이다. 강령탈춤의 7과장인 미얄영감 할미 춤을 모체로 하여 만들어진 스캔들 강령탈춤은 정말로 탈이 없는 탈춤 스캔들을 보여주었다. 기획공연이라 가능했던 도전이었지, 만일 정기공연(공개행사)이었다면 어림도 없을 일이었다. 이러한 새로운 탈춤의 도전은 관객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고 올해 11월 15일 경에 기획공연 2탄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인간문화재 이전에 송용태 선생님은 뮤지컬,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더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팔방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탤런트로 이미 알려져 있다.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는 선생님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옹호적으로 비춰지지만 모두가 그렇게 느끼지만은 않았다. 강령탈춤을 하는 송용태 선생님이 뮤지컬이나 다른 공연에 출연하겠다고 했을 때 스승님들의 우려는 조금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를 감안했을 때 오로지 강령탈춤만 고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스승님 또한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다른 활동을 제약하거나 하지 않았다. 내가 할 일은 하고, 강령탈춤은 강령탈춤대로 하면서 공연이나 전수를 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생각으로 송용태 선생님은 강령탈춤 이외에도 탤런트나 배우로서 활동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송용태 선생님 자신은 애초에 탤런트,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 않았더라면 탈춤만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설령 지금 현재 인간문화재, 보유자의 위치까지 오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선생님이 갖고 있는 바람이 있다면, 인간문화재로서 또한 배우로서 좀 더 대중성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전통예술을 알리는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탈을 벗을 때 관객들께서 ‘탈을 벗었더니 TV에서 보던 배우네? 그런데 그 탈춤이 강령탈춤이구나!’ 하는 감동을 줄 수 있도록.

과거의 문화는 형태가 그대로일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반응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송용태 선생님은 현재의 물질문명을 접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전통예술을 접했을 때 ‘조선시대 후반의 탈놀이와는 다른 개념의 충돌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전통예술의 인간문화재이고 예능보유자인 자신이 고집하는 것은 전통을 있는 그대로 제자들에게 전수하는 것,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모색하는 것이다. 혼자 좋아서 탈춤을 추고 있다고 해서 절대로 흥이 나지는 않는다. 같이 추임새를 넣어주면서 동조하는 세력이 있어야지 그제야 교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

전통은 그대로 유지하되 더 많은 사람들이 강령탈춤과 우리의 전통예술을 알게 하려면 그걸 모체로 해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무언가를 파생시켜 관중들에게 하나의 느낌을 주어야 한다. 1960년대의 탈춤과 2014년대의 탈춤은 같은 틀과 대사일지는 몰라도 그것을 행하는 연희자와 보는 관객의 직업, 개성, 취미 등등은 옛날과 완전히 달라졌다. 이렇게 세대가 바뀐 지금 전통예술은 박제된 박물관의 도자기처럼 방치해서는 관객들과 소통할 수 없다. 송용태 선생님에게 있어서 전통예술은 바깥으로 나아가 관객과 함께 살아 숨 쉬며 이 시대 우리 대중들에게 사랑받아야 하는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이 전통예술을 쉽고 부담 없이 접하게 하고, 그렇다고 폄하하지 않으면서도 품격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보호하며 공감대가 이루어지게 하려면 어떤 문화적 콘텐츠가 있을지. 그것을 고민하는 것이 자신을 포함한 전통예술인들의 공통적인 과제이자, 앞으로도 강령탈춤을 좀 더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송용태 선생님의 포부이다. ​ ​ ​

 

 
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康翎)탈춤 예능보유자 송용태 프로필
- 단국대학교 대중문화예술대학원 석사
- 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 예능보유자 인정 (2002.2.5 문화재청)
- (재)서울예술단 뮤지컬 감독 역임
 
[활동작품]
• 강령탈춤 정기공연(공개행사 포함) 출연 등(~현재)
• 드라마 : KBS-1TV 정도전(배극렴 역)(2014), MBC 구암 허준(한 진사 역)(2013)
• 뮤지컬 : 넌센스 A-Men(원장수녀역)(2013, 2014), 프로듀서스(맥스비얄리스탁 역) (2006)
• 영 화 : 영화는 영화다(2008), 공공의 적 2(2005)
• 애니메이션 더빙 : 라이온킹(품바 역), 인어공주(세바스찬 역)
 
[수상경력]
• 1988년 연극인이 선정한 올해의 연기자상 수상
• 1988년 연출가 그룹 최우수 연기상 수상. 극단 미추의 “오장군의 발톱”(오장군 역)
• 제3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 수상
• 제5회,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수상
• 2014 한국사회를 빛낸 대한민국충효대상 수상

 

 
 


영상제공: 문화유산채널(k-heritag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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