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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이야기

목조각장 전기만
발행일 : 2021-01-27 조회수 : 3621
목조각장 전기만

1929. 10. 25 ~ | 보유자 인정: 2001년 12월 21일

위대한 문화유산
한국문화재재단의 무형문화재이야기
목조각장 전기만

국가무형문화재 목조각장
Master Artisan of Wood sculpture skill Holder

불상을 향해 절하는 이를 우상을 믿는 자라고 우기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남장사의 소박한 법당 앞에 무심코 한번 서보거나, 자기 내면에 자리한 누군가를 만날 때까지 법당 마룻바닥에 앉아보라고 권면하고 싶다. 그렇다. 불상이이란 우상이 아니라 순간적이나마 삼독三毒을 씻고 홀연히 만나야 할 미소짓는 우리 내면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 정찬주 저 「절은 절하는 곳이다」(이랑, 2011) 중에서

불교의 전래와 함께 발전한 한국의 목조각

목조각은 목재를 깎고 다듬어 유용하게 쓰려는 데서 비롯된 오랜 전통을 가진 기술로서,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민간의 크고 작은 세간 뿐 아니라 『경국대전』 경공장조에도 조각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궁중과 관청 등 국가적 차원에서 목조각의 기능이 요긴하게 쓰였음을 뒷받침해 준다.

우리 주변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예술품은 크게 조각품과 공예품으로 구별된다. 조각이란 형체를 만들고, 깎고 새긴다는 뜻이고, 공예는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들고, 그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러나 근대 이전에는 공예와 조각이 오늘날처럼 확연히 구분되기보다는 불상이나 공예품을 만들기 위한 제작기술로서 조각이 미분화된 상태로 전승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목조각의 종류는 마을이나 길가, 사찰의 입구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승, 솟대, 탈 등 각 시대의 생활과 관련된 조각들도 많이 조성되었지만 특히 불교를 주제로 한 작품이 대다수이다. 삼국시대 이래 신앙은 물론 통치 이념으로 기능하면서 오늘날까지 뚜렷한 정신문화의 줄기를 이루어온 불교는 기술과 조형 활동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목조각 역시 삼국시대 불교가 전래된 이후 사원건축과 불상조각을 중심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불교유물에 뛰어난 목조각 작품이 많다. 그러한 까닭에 목조각장은 대체로 불교 목조각의 전통적인 기술을 전수받아 이 일에 종사해온 장인 또는 그 기능을 가리키기도 한다.

백발 거장의 知足의 삶,
반평생을 불상조성에 몸바쳐 온 송헌 전기만 선생

국가무형문화재 목조각장 기능보유자인 전기만 선생은 192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해방 후 해주에서 미술학교에 입학해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목조각에 관심이 더 많았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단신으로 월남해 군복무를 자원했으며, 제대 후 대구와 대전을 근거지로 목조각 관광상품을 만들어 근근이 생활을 유지해 왔다.

1958년 이래 주로 목제탈 제작 분야에 종사해 오면서 기능을 한층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동아일보 주최 공예전 등을 무대로 활약하는 등 이 분야에서 일정한 명성을 쌓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문득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어릴 때 할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며 접했던 불상이 영감으로 떠올라 불상 조각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에는 삼국시대, 고려시대 불상을 모델로 작업에 임했지만 만족할 만한 작품을 완성시키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에 국가무형문화재 불화장 기능보유자인 석정스님의 지도에 따라 조선시대 목불을 연구해 보라는 가르침을 받게 된다. 1970년대에 들어서 불교조각분야에 본격 입문한 이래 수십여 년 동안 일관되게 동일분야에 종사해 오면서 수백여 구가 넘는 각종 형식의 불교조각을 완성하는 등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특히 불상의 양식에 있어 통일신라의 고전양식과 조선시대의 불상이 가진 독특한 고전양식의 한 전형을 시도하고 이를 표현하는데 원만하고 무리 없는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단정한 자세, 균형 잡힌 원만한 얼굴 표정, 당당한 어깨, 안정감 있는 무릎 등 전체적으로 균형미가 뛰어난 조선시대 불상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생은 50년째 불상을 조성하고 있지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작품을 조성하지 못한 것 같다는 겸손을 보인다. 1984년 해인사 암자 불사에 참여한 이래 1995년까지 10여 년 간 해인사 경내에서 조각 작업을 지속해 오는 동안 여러 승려들로부터 불교도상의 세계에 대해 폭넓게 공부할 수 있었다.

현재 전기만 선생은 자식들은 외지로 다 보내고 도시의 번거로운 인연을 피해 산골에 자리 잡고 지병으로 몸져누운 아내를 수발하며 제자들과 함께 조선시대 불상 조성에만 몰두하고 있다. 2001년 국가무형문화재 목조각장 기능보유자로 인정되었으며, 육주사<목탱>, 서울 난곡사의 <비로자나 삼존>과 <지장>, 해인사 <보형암 삼존>과 <후불목탱>, 도봉산 망월사의 <관음상>과 <후불목탱>등을 조성하였다.

작품

1_ 목조보현보살좌상 / 38×31×52cm

보현보살은 이덕(理德) · 정덕(定德) · 행덕(行德)을 행하는 보살로 석가가 중생을 제도하는 일을 돕고, 또 중생들의 목숨을 길게 하는 덕을 지녔으므로 보현연명보살 또는 줄여서 연명보살이라고도 한다. 옹이나 흠이 적은 은행나무를 선택하여 반 건조된 상태로 걷목을 치고 불상의 후면과 하단면을 크게 파낸 후 약 6개월에서 10개월간 건조시킨다. 세부를 다듬고 불상의 손, 보관(寶冠)을 제작하여 부착한다.

1_ 목조보현보살좌상 / 38×31×52cm(1)
1_ 목조보현보살좌상 / 38×31×52cm(2)
1_ 목조보현보살좌상 / 38×31×52cm(3)
2_ 목조관세음보살 / 34×28×43cm

옹이나 기타 흠이 적은 은행나무를 선택하여 반 건조된 상태로 걷목을 치고 불상의 후면과 하단면을 크게 파낸 후 약 6개월~10개월간 건조시킨다. 세부를 다듬고 불상의 손, 정병, 보관, 이건을 따로 제작하여 부착함으로써 완성된다.

2_ 목조관세음보살 / 34×28×43cm(1)
2_ 목조관세음보살 / 34×28×43cm(2)
2_ 목조관세음보살 / 34×28×43cm(3)

제작과정

목조각은 나무를 재료로 하는 조각으로 그 기법으로는 음각, 부조, 양각, 투조, 환조, 음양각 등이 있으며 사용되는 칼은 창칼, 평칼, 삼각칼, 반원칼, 원칼 등이 있다. 모든 나무가 목조각의 재료가 될 수는 있지만, 향나무, 전단 향나무, 침향목, 피나무 등이 주로 사용되며 작품의 소재에 따라 목재의 선택도 달라진다. 같은 나무라도 부위에 따라 견고성, 방향성, 무늬, 색깔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불상을 제작할 때는 나무의 뿌리와 불상의 머리부분이 같아야 한다. 또한 불상과 같은 큰 작품을 조각할 때는 하나의 통나무로 할 수 없으므로 작은 나무를 접착제로 붙이고 조임틀을 이용해 접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기만 선생이 주로 사용하는 주재료는 은행나무이다. 은행나무를 껍질 채 보관해 서서히 건조시켜 뒤틀림과 갈라짐을 미연에 방지한다. 은행나무 재료는 충해가 전혀 없으며 또한 나무의 건조 상태를 봐가며 순서에 의해 작업 진행을 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몇 차례의 옻칠을 입히기 때문에 뒤틀림이나 갈라짐이 없다고 한다. 불상의 제작과정은 나무의 선택과 채취, 건조, 자르기, 밑그림그리기, 조각, 옻칠, 채색 및 개금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한다.

1)끌작업

1)끌작업

2)목조 불상 세부 다듬기

2)목조 불상 세부 다듬기

약력

  • 1929년 출생
  • 1967년 제1회 동아공예대전 입상
  • 1968년 전국기능경기대회 목공예부분 심사위원
  • 1978년 석정스님(국가무형문화재 불화장) 사사
  • 1984년 해인사 경내 불상조각 작업 참여
  • 2001년 국가무형문화재 목조각장 기능보유자 인정
  • 2009년 목조각장 전승전 및 제1회 송헌 전기만 문도 불교조각전
  • 2010년 2010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천공을 만나다) 출품
  • 글 이치헌 / 한국문화재재단

  • 사진 서헌강(문화재전문 사진작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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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아미타불 입상 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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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지장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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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보살 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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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보살_38x28x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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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불 세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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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불_40x35x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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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불_높이9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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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만 선생의 작업 모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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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아미타불 입상_41x38x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