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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집 '고호재' 체험 후기
작성자 : 정영진 작성일 : 2020-11-28 조회수 : 197
고호재(古好齋)

‘옛 것을 좋아하는 이들의 집’이란 뜻의 “고호재”는 한국의집에서 올해 여름에 시작한 상품으로 프리미엄(premium) 궁중다과이다.

한국의집 뒤뜰에 있는 ‘문향루(聞香樓)’에서 우리 전통한옥의 아름다운 건축미와 넘치지 않으면서도 우아하며 수려한 정원(庭園)의 멋과 향기를 만끽하며 철따라 상차림이 다른 궁중다과상 차림의 맛을 음미하는 최고급 휴식을 즐기는 여유의 향연이다. 7월1일부터 9월 29일까지 여름다과상 기간에는 1일 4차례, 10월 6일부터 11월 29일 까지 가을다과상 기간에는 1일 5차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회 12명만 즐길 수 있는 특혜이다.

상품이 출시된 여름부터 “고호재”를 즐기고 싶었으나 가을이 끝나는 어제 저녁 마지막 회 차에야 한 좌석 차지할 수 있었다. 충무로 전철역에서 대한극장 뒷골목을 지나 한국의집 비탈길을 올라 마당을 거닐어 정문 역할을 하는 ‘해린관(海麟館)’ 로비에 들어서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직원이 반갑게 맞이하며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해린관’ 뒷문을 나서자 중정(中庭)에 내일 전통혼례식을 위한 넓고 커다란 차양(遮陽)이 쳐있었다. 중정 오른쪽 끝 작은 연못을 아래에 두고 있는 ‘환벽루(環碧樓)’을 끼고 돌자 자연석이 옹기종기 계단을 만들며 깔린 좁은 비탈길이 나타났다. 한발 한발 계단을 밟는 발길 따라 청명한 가을 밤하늘의 달은 애처로워 보였고 옷깃을 스치는 바람은 조명 빛과 어울려 반짝이는 단풍잎에 애틋한 사연을 전하는 것 같았다.

비탈길을 올라서자 지하여장군과 천하대장군 두 장승이 인사를 하며, 6칸 팔작지붕의 ‘문향루’가 나타났고 미닫이 유리문이 열리며 수려한 한복차림의 여성 직원이 친절하게 입실을 도와주며 자리를 권했다. 자리는 방석이 놓여 있는 대청마루를 가운데 두고 유리창 밖으로 한국의 집 후원(後園)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온돌방과 등받이 의자에 방바닥에서 발을 내릴 수 있고 횟대에 한복저고리를 걸쳐 장식한 테이블 방이 있었다.

무릎이 불편하여 테이블 방에 자리 잡고 가을 ‘고호재’의 두 가지 메뉴 1인 다과상 세트와 호두대추죽을 주문했다. 유기손잡이가 무지개처럼 둥글게 달린 미려한 나무쟁반위에 앙증맞은 백색 꽃병에 꽂힌 나무 가지에 송송히 핀 매화, 딱 한 점씩 각기 다른 다과가 놓인 백자(白瓷) 작은 접시와 그릇, 호두강정이 담긴 은종지기와 유기 수저포크, 함께 딸려온 노란빛 국화차로 채운 맑은 유리주전자, 품격을 갖춘 우아함에 품위가 넘쳐 맛은 이미 침을 삼키고 있었다.

찹쌀가루, 녹두가루, 팥고물, 검은깨, 호두, 밤, 대추, 곶감, 사과, 유자를 이용하여 말리고, 반죽하고, 소를 넣고, 꿀이나 조청을 바르고, 튀기고, 졸이고, 천연재료를 이용하여 궁중요리법으로 만들어낸 두텁단자, 궁중약과, 곶감쌈, 밤다식, 흑임자다식, 사과정과, 유자과편, 등 우리의 전통 다과를 한입 깨물을 때 마다 색깔에 반하고 향에 취했다. 국화차의 은은함이 입안에 머물면 귀전에 전해지는 가야금소리가 상상 속 무릉도원의 아련한 아름다움에 젖게 하였다.

선비가 즐기던 풍류의 멋을, 궁중의 고상함을, 막연하게나 추측해보며 스스로 절제된 행동에 부드러운 말투까지 조금 전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만들어보면서 무언가 의미를 찾아보고자 허세까지 부려본 궁중다과상 차림 즐기기 ‘고호재’는 그냥 오가다 휴식을 위해 들렸다가는 인사동 전통 찻집의 풍경이 아닌 아름다운 우리문화의 소중한 행복체험이었다.


< 한국의 집에서는 ‘고호재’ 겨울 다과상 12월 4일부터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하며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