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연구

국가유산이야기

궁시장 김종국
발행일 : 2021-01-21 조회수 : 4032
궁시장 김종국

1940. 8. 19 ~ | 보유자 인정: 2008년 5월 7일

위대한 국가유산
국가유산진흥원의 국가무형유산이야기
궁시장 김종국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Master Artisan of Bow & Arrow Making Holder

내가 화살이라면

오직 과녁을 향해

허공을 날고 있는 화살이기를

일찍이 시위를 떠났지만

전율의 순간이 오기 직전

과녁의 키는 더 높이 자라

내가 만약 화살이라면

팽팽한 허공 한가운데를

눈부시게 날고 있음이 전부이기를

금빛 별을 품은 화살촉을 달고

내가 만약 화살이라면

고독의 혈관으로

불꽃을 뚫는 장미이기를

숨쉬는 한 떨기 육신이기를

길을 알고 가는 이 아무도 없는 길

길을 잃은 자만이 찾을 수 있는

그 길을 지금 날고 있기를

- 문정희 시인의 「내가 화살이라면」 (시집『다산의 처녀』중)

수천년의 세월을 극복하고 날아온 한국의 화살

화살은 촉과 살대, 깃, 오늬로 구성되어 있는데 고대의 화살은 그 촉만 출토되고 있다. 화살촉의 재질 종류는 뼈, 돌, 청동, 철 등이다. 골촉은 사슴이나 다른 동물의 뼈나 뿔 또는 이빨을 이용하여 만들었고 석촉은 흑요석, 판석, 벽옥제석, 사암 등으로 만들었으며 그 모양도 다양하다. 청동촉은 피흠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 우리나라에서는 가야, 낙랑시대의 유물이 출토되고 있다. 철촉은 살상효과가 커짐에 따라 크기나 종류가 다양하게 발전하였다. 살대는 곧고 가벼우면서 탄력이 있는 물질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대나무나 갈대처럼 곧고 속이 비어있는 재료나 버드나무나 자작나무와 같은 가볍고 탄력있는 나무를 선호하여 제작한다. 또한 나무로 제작되는 화살은 나무의 잔가지로 제작하는 방법과 굵은 나무를 켜서 다듬어 제작하는 방법이 있다. 앞의 방법은 쉽고 대량으로 제작하기가 용이하나 습기 등에 노출되면 다시 굽어지는 단점이 있으며, 뒤의 방법은 제작과정이 길어서 다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고려, 조선시대에 와서는 각종 다양한 화살이 나왔는데 의식용구로만 사용된 기패, 영전, 신전 등이 있고 실전용으로는 편전(片箭,) 장전(長箭), 유엽전(柳葉箭), 신기전(神機箭), 화전(火箭), 총통전(銃筒箭) 등이 있으며, 수렵용으로는 주살, 동시(?矢), 노시(蘆矢), 습사무과사용으로는 박두(樸頭), 유엽전(柳葉箭), 편전(片箭) 등이 있다. 한국의 화살은 크게 대나무화살인 죽전(竹箭)과 나무화살인 목시(木矢)로 구분되는데 지역에 따라 죽전이나 목시의 선호도가 달랐다.

이것은 지역의 자연조건에 따라 달라지는데 추운지역에서는 대나무가 자생되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고구려 등의 국가는 싸리나무나 버드나무 또는 자작나무를 이용하여 화살을 만들었다. 특히 고구려는 싸리나무로 화살을 만들었는데 이 화살은 호시(?矢)라 하여 성능이 매우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고려시대까지 사용이 빈번하던 나무화살은 조선시대로 들어오며 점차 제작이 줄게 되는데, 나무화살의 제작은 대나무화살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였고 대나무화살에 비하여 무거워서 먼 사거리에 적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살의 쓰임도 매우 다양하여 전통에 사용되었던 화살과 사냥에 사용되었던 화살, 그리고 신호와 연락에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병사들의 활쏘기 연습에서부터 선비들의 정신수양의 방법으로 사용되었던 연습용 화살, 화약을 달아 사용하던 로켓형 화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였다.

반백년 전통화살의 명맥을 이어온 궁시장 김종국 선생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기능보유자인 김종국 선생은 1938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출생하였다. (호적상 출생년도는 1940년이다.)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어 부친은 실종되었고 해방이 되자 귀국하였다. 원래 선친의 고향은 함경도였지만 국토 분단으로 인해 선친의 고향으로 귀향하지 못하고 외가가 있는 전라남도 여수에서 성장하며 고등학교까지 학업을 마쳤다. 당시의 형편은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라 생계의 방편으로 친구의 소개를 통하여 1960년 5월부터 1962년까지 경남 마산시 추산동의 전방(箭房)에서 일을 하게 되어 이때부터 화살 제작업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이곳에서 조명제 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기술을 연마한 후에 1962년에 독립하여 경북 예천군 왕신리로 이사하고 독자적으로 전방을 열었다. 전국활쏘기대회에 적극 참여하여 궁사들의 이름, 특징 등을 기억하였다가 각자의 신체적 특징과 습사 태도에 맞추어 적절히 화살을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1980년대 후반에는 ‘동이궁업(東夷弓業)’이라는 상호로 전방을 내고 화살 제조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때 일년에 5,000개 이상을 제작하였는데 여름에는 더위로 효율이 떨어졌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한달에 보통 200~300개 정도를 생산하였다. 1년에 한두 달은 깃과 대나무 등 재료 구입을 하였는데 대나무 구입은 주로 강원도 삼척군 원덕면 사곡리 등의 대나무 밭을 사서 대량으로 전죽을 구입하였다고 한다. 당시는 붓대, 낚싯대 등으로 대의 수요가 컸던 관계로 전죽을 제외한 나머지는 팔았다고 한다. 1978년 스승인 조명제 선ㅅ갱이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기능보유자로 인정됨을 계기로 조명제 선생의 아들 조삼래 선생과 함께 궁시장 전수 장학생으로 선정되었다. 화살 제조에 끊임없이 전통기법을 이론화하여 화살이 보여주는 여러 현상을 과학적 방법으로 설명하려는 그의 열정은 전통 화살 중에 하나인 기패(旗牌)의 문양을 새기는 방법에서 파생된 점반죽법(點斑竹法)이라는 독특한 기술을 복원하기에 이른다. 이는 대나무에 문양을 새개는 전통적인 낙죽법과 달리 염액을 바르고 열처리를 하여 대나무 표면을 상하거나 불로 지지지 않고도 다양하고 아름다운 문양을 나타낼 수 있는 기술로 다른 죽공예에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선생의 화살 제작 솜씨는 매우 치밀하고 숙련돼 있을 뿐 아니라, 완성된 죽시의 예술성과 조형성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기량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국가지정 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작품

1_ 마전(磨箭) / 53×106cm

전쟁에 쓰는 화살 중 하나로 『세종실록』오례의에 보면, 화살의 깃이 좁고 철촉이 작은 것을 마전이라 했다.

마전(磨箭) / 53×106cm_01
마전(磨箭) / 53×106cm_02
마전(磨箭) / 53×106cm_02
2_ 기패(旗牌) / 56×105cm

대장들이 전시에 사용하는 일종의 호패로 연세대학교박물관에 있는 유물을 재현하였다. 기패, 심, 어교, 장꿩꼬리, 사골, 색종이, 안료 등을 사용하여 문양을 그려넣었다.

기패(旗牌) / 56×105cm_01
기패(旗牌) / 56×105cm_02
기패(旗牌) / 56×105cm_03

제작과정

화살에 사용하는 대나무를 시누대, 시너리대, 일명 해양죽 등으로 부르는데 남부지방 등지 해풍의 영향이 미치는 곳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 시죽을 굽혀 놓으면 원형으로 복귀하는 상태가 빠른 탄력이 좋은 죽, 마디가 별로 굽지 않고 잘 생긴 죽, 모가지지 않은 죽, 병죽이나 외부 작용에 의하여 흠이 없는 죽, 육안으로 빨리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밑부분보다 윗부분이 가는 죽, 대나무 자체에 진을 많이 함유한 죽, 대나무의 속살이 많이 진 죽을 고른다. 화살은 이러한 선죽하기 과정을 거쳐 초벌자품추리기, 부잡이, 치죽과정, 재벌부잡이, 재 저울질하기, 재벌 자품 추리기, 재단하기, 자르기, 졸잡이, 상사자리 먹금치기, 상사자리·오늬자리 깎기, 푸조름, 심감기, 상사자리·오늬자리 구멍파기, 오늬만들기, 오늬목 끼우기, 상사만들기, 상사끼우기, 오늬 구멍 파기, 오늬구멍 다듬기, 토리 만들기, 오늬다듬기, 오늬사포질하기, 도피싸기, 토리 끼우기, 촉박기, 걸레질하기, 도피 껍질 다듬기, 오늬 부분 마무리, 졸잡이, 깃 붙이기, 마무리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약력

  • 1940년출생
  • 1960년고 조명제 선생 사사
  • 1979년전승공예대전 장려상(1982, 1984, 1985, 1986)
  • 1984년제5회 신라미술대전 입선
  • 1987년보유자후보 선정
  • 2008년국가무형문화재 궁시장 기능보유자 인정
  • 글 이치헌 / 한국문화재재단

  • 사진 서헌강(문화재전문 사진작가)

갤러리

중-보-김종국(1).jpg

중-보-김종국(1)

중-보-김종국(2).jpg

중-보-김종국(2)

중-보-김종국(3).jpg

중-보-김종국(3)

동시.jpg

동시

임진왜란-시-의병장이었던-김해의화살-(재현)1.jpg

임진왜란-시-의병장이었던-김해의화살-(재현)1

임진왜란-시-의병장이었던-김해의화살-(재현)2.jpg

임진왜란-시-의병장이었던-김해의화살-(재현)2

기패_길이74cm.jpg

기패_길이74cm

동시_길이88cm.jpg

동시_길이88cm

유엽전_길이84cm.jpg

유엽전_길이84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