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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가을, 겨울호-학교 조선시대]인성교육, 조선에게 그 길을 묻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4-01-02 조회수 : 193
인성교육, 조선에게 그 길을 묻다
인성교육이 화두인 시대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인간상은 온전한 인성을 함양한 인간이며 21세기가 지향하는 어린이상도 인성을 갖춘 어린이이다. 그렇다면 인성을 외치고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오늘날 우리 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되고 있는 학교 폭력, 집단따돌림, 게임 중독, 패륜적 범죄, 자살 등의 반사회적, 반인륜적 행태는 인성의 부재를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심각한 현실은 사람을 해치고 상대를 괴롭혀 자살로 몰아넣은 가해자들이 조금의 죄책감도, 반성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가에서는 인성 부재의 사건·사고 방지를 위해 2015년 7월 21일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을 발표했고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을 의무화하도록 제정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성 부재의 사건들은 여전하다.
글 김미라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초빙교수
평생도 8곡병(平生圖八曲病)(국립중앙박물관 소장)(공공누리1유형)
평생도 8곡병(平生圖八曲病), 국립중앙박물관.
인성이 화두인 시대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예절을 중요시하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칭송해 왔다. 공자가 일찍이 “동이(同異)에서 살고 싶다.[『논어(論語)』 「자한(子罕)」 : 子欲居九夷.]”고 한 것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예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선조들은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의 거동을 바르게 하는 예절 바른 사람으로 키우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조선 시대 동몽교재인 『동몽선습(童蒙先習)』, 『격몽요결(擊蒙要訣)』, 『사소절(士小節)』 등이 발행되었던 시대는 유교문화가 바탕이 되었던 시기였으므로 당시의 교육풍토는 어른들의 행동을 모방해 배우도록 하는 실천 교육을 강조하였다.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에서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예절이 습관화 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인성교육 방법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서구 교육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고유한 정서를 무시하고 이른바 ‘선진국 교육모형’이라는 이름 아래 서구의 다양한 교육 방법과 교육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 물론 서구의 교육 이론이 훌륭하고 탁월한 부분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의 정서와 문화 실정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의 교육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인간다운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다. 즉 인성을 갖춘 인간을 기르기 위한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인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타인과 원만하게 소통하는 것은 오늘날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균형 잡힌 나를 기초로, 원만한 소통을 통해 타인과 협력해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인간관계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린 시기의 인성교육이 절실하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인성을 기본으로 한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고 이끌어 주는 교육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인의 정서와 체질에 맞는 K-인성교육, 즉 사람다운 사람을 만든 조선의 교육법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글갈으치는모양
- 글갈으치는모양, 김준근(기산 김준근 풍속화 모사복원품), 국립민속박물관.
지식보다는 인성과 예절교육 강조

전통사회에서 어린이 교육의 근본은 아래에서부터 배워 위로 통달하는 ‘하학이상달(下學而上達)’ 교육이었다. 여기에서 ‘하학’이란 수신, 인사, 언어, 효, 공경 예절 등과 같은 일상생활의 기본예절이며 이를 익혀 체득하는 인간의 일[인사(人事)]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또한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일상생활의 간단하고 구체적인 것으로부터 추상적인 것을 익히고 배워 이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 위주’ 교육을 중요시 하였다. 어린이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소학(小學)』에서는 “반드시 어릴 때에 학습하고 익히게 하는 것은 그 익힘이 지혜와 함께 자라며 교화가 마음과 함께 이루어져서 거슬려 감당하지 못하는 근심을 없게 하고자 해서이다.[『소학(小學)』 「소학서제(小學序題)」 : 必使其講而習之於幼穉之時, 欲其習與智長, 化與心成, 而無.格不勝之患也]”라고 하며 어릴 때부터 교육할수록 그 교육성과가 높다고 강조한다. 또한, “옛날 소학교에서 사람을 가르칠 때 물 뿌리고 쓸며 응하고 대답하며 나아가고 물러나는 예절과 부모님을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스승을 높이고 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방도로써 하였으니, 이것은 모두 몸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히 하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古者小學, 敎人以灑掃應對進退之節, 愛親敬長隆師親友之道, 皆所以修身齊家治國平天下之本]”라고 하며 어린이 교육에 있어서 3가지 예절과 4가지 방법[삼절 사도(三節 四道)]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는 인성교육의 대표주자인 공자가 『논어』에서 제시한 7가지 교육 철칙과 상통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집에 들어가서는 효도해야 하고, 밖에 나가서는 공경해야 하며, 예절 바르고 믿음이 있어야 하며 두루 사람들을 사랑해야 하되 착한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몸소 실천하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그 힘으로 글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논어(論語)』 「학이(學而)」 : 子曰 弟子入則孝, 出則弟,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즉, 어린이 교육에 있어서는 인성교육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공자의 교육에 대한 주장이다. 그 첫 번째가 효 교육이니, 방법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효도하는 습관을 유도해야 한다. 어린 시기부터 아이들 마음속에 효도하는 마음이 가득 차 있으면 어른을 공경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게 될 것이고, 모든 일을 할 때에 예절 바르고 믿음 있게 행동하면 모든 사람들을 두루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이며 이에 사람들도 그런 아이를 사랑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먼저 실천하고 나서 글공부를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바로 공자의 지론인 셈이다. 이렇게 효도와 공경하는 마음이 기본이 된다면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해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고 나아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원인을 막아 사회 안정을 이룩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논어집주(論語集註)』에서 주자는 ‘배운다는 것은 본받는다는 것이다. 익힘은 새가 날개짓을 하듯 반복해야 한다.[學之謂言效也, 習, 鳥數飛也]’라고 하여 유교에서의 교육 방법과 학습 원리는 바로 성인(聖人)의 모습을 모범화(modelling)시켜 그들의 행동과 가치관을 본받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유아가 스스로 신체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과 언어를 습득하고, 옷 입기·대답법·응대법 등 간단한 것에서부터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성인의 모방교육을 통해 반복·숙달하도록 하는 것이 전통의 교육 방법이었다.

연령에 따른 인성과 예절교육 내용

전통사회에서는 아이의 연령에 따른 구체적인 교육 내용이 있었을까? 공자가 예절교육의 그 모든 내용들을 정리한 『예기(禮記)』 「내칙(內則)」편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아이의 연령에 따른 교육 방법에 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아이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 오른손으로 밥을 먹도록 가르치고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남아는 빨리 대답(唯)하게 하고, 여아는 느리게 대답(兪)하도록 가르친다[子能食, 食敎以右手, 能言, 男唯女兪]’. 즉 아이가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는 나이는 발달단계에서 본다면 대략 2~3세로 볼 수 있다. 2세가 되면 혼자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3세에는 숟가락의 사용이 가능해진다. 이 시기 아이에게 오른손을 사용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6세가 되면 수와 방위의 명칭을 가르친다[六年, 敎之數與方名]’. 숫자와 방위, 명칭, 색깔 개념을 가르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숫자는 ‘일, 십, 백, 천, 만’을, 방위는 ‘동서남북’을 말한다. ‘7세가 되면 남녀가 같은 자리에 있지 못하게 하며 음식을 같이 먹지 못하게 한다[七年, 男女, 不同席, 不共食]’. 이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남녀칠세부동석’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남녀의 차별이 아닌 ‘다름’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8세가 되면 문을 출입할 때, 자리에 앉을 때, 음식을 먹을 때 반드시 웃어른이 하고 난 후에 해야 하며 비로소 사양하는 법을 가르쳤다[八年, 出入門戶及卽席飮食, 必後長者, 始敎之讓]’. 이때부터는 장유의 질서를 바르게 인식시킬 수 있는 시기이다. 전통사회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7~8세가 되면 예절교육이 가능하며 단 7세까지는 예절교육을 시작했을 뿐 강조한 것은 아니다. ‘9세가 되면 날짜 세는 법을 가르친다[九年, 敎之數日]’. 즉 초하루, 보름과 육십갑자(六十甲子) 등을 익히도록 했다. 10세가 되면 밖으로 스승을 찾아가 그곳에서 머무르면서 육서(六書)와 계산하는 법을 배웠으며 옷은 저고리와 바지를 비단으로 하지 않으며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도록 했다. 또한 아침저녁으로 지켜야 할 예절을 배우되 간단하고 행하기 편한 것을 먼저 익히게 했다.[十年, 出就外傅, 居宿於外, 學書計, 衣不帛袴, 禮帥初, 朝夕, 學幼儀, 請肄簡諒, 十有三年, 學樂誦詩, 舞勺]

바른 품성 기르는 조선의 인성교육 학습서

전통사회에서는 아이들에게 인성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아이가 태어나 5~6세가 되면 집에 독선생을 모시거나 서당으로 보내어 글공부를 시켰다. 서당이나 향교에서 어린이들에게 글을 가르칠 때 먼저 『천자문(千字文)』으로 한자를 익히게 했고, 교훈적인 교재로서 『사자소학(四字小學)』, 『계몽편(啓蒙篇)』, 『동몽선습(童蒙先習)』 등의 교재순서로 교육했다. 우리의 전통 교육 과정은 일정한 순서와 교육 방법이 있었다. 즉, 어린이 교육은 맨 처음 『천자문』, 『유합(類合)』으로 기초문자를 익히게 하였으며 다음 단계로 『계몽편』, 『동몽선습』, 『격몽요결』, 『명심보감』 또는 『효경』 중 한 권을 택하여 독서하도록 하였다. 이 시기의 사회구조는 어른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아이들로 하여금 어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방하여 배우도록 하는 실천 교육을 강조하였다. 교육 방법으로는 아이들이 이해하고 모방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거동을 보면서 예절을 익히도록 하였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의 종류와 내용은 무엇이 있었을까?

1. 생활예절 교과서, 『사자소학(四字小學)』 『사자소학』은 서당에서 처음 글을 배우는 아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생활 예절과 인성교육 그리고 한자와 한문 학습을 위한 기초 한문 학습서였다. 『예기』, 『논어』, 『맹자』 등의 경전 중에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또 반드시 실천해야 할 내용들을 뽑아 네 글자가 하나의 구절[사자일구(四字一句)]을 이루도록 엮어 『사자소학』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예를 들어 ‘부생아신(父生我身) 모국아신(母鞠我身)’, 즉 ‘아버지께서 내 몸을 낳으시고 어머니께서 내 몸을 기르셨다’ 식의 문장을 담고 있다. 인성 교육법의 교육 목적은 일상생활 속 인간관계 학문을 지향하는 『사자소학』의 교육목표와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아이에게 이 책을 읽히는 것은 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해 어려서부터 어떤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유익할 것이다.

2. 좋은 정서를 길러주는 『추구(推句)』 『추구』는 어린이가 읽을 수 있도록 지은 한 구가 다섯 글자[오언절구(五言絶句)]로 된 시다. ‘천고일월명(天高日月明) 지후초목생(地厚草木生)’, 즉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라도다’ 식의 글이 오언절구다. 이 책은 역대의 한시(漢詩)에서 좋은 시구를 가려 뽑고 그것을 엮었기 때문에 ‘추구(抽句)’라고도 한다. 시는 아이의 감성과 정서 및 사고력을 길러주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최고의 매개체다. 그렇다면 선현들은 어떻게 시를 지었을까? 한글이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한자를 사용했기 때문에 한자를 가지고 시를 지었는데, 이를 한시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한시를 읽다 보면 한자를 익힐 수 있는 기본기도 생기게 되고, 마음의 힘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시 속에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보이지 않는 따뜻한 정이 담겨 있다.

3. 한국 최초의 교과서, 『동몽선습(童蒙先習)』 『동몽선습』은 조선 시대 서당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엮은 책으로 조선 중기의 유학자 박세무(朴世茂, 1487-1554)가 어린이 교재로서 아주 평이한 문장으로 설득력 있게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고 있다. 『천자문』을 배운 뒤 『소학』 공부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를 저술했으며, 『동몽선습』은 어린이 교육을 위한 ‘우리나라 최초의 교과서’라는 점에서 귀중한 가치가 있다. 또한 『동몽선습』은 동몽교재 가운데 거의 필독서였고 가장 광범위하게 애용된 아동용 교과서였다. 책의 구성은 서문(序文)과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한 오륜(五倫)인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 및 총론(總論)의 6편으로 되어있다.

4. 입지와 실천위주 교육서 『격몽요결(擊蒙要訣)』 『격몽요결』은 초학자들에게 학문을 시작할 때에 먼저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봉양하고 타인을 대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 수신하고 도를 향하는 기초를 세우게 하기 위한 입문서이다. 또한 율곡 자신도 ‘오래된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을 근심하여 교재를 씀으로써 스스로를 경계하고 반성하는 자료로 삼고자 한다’고 하였다.

5. 품격 있는 21C 맞춤형 인간교육서 『사소절(士小節)』 『사소절』은 아정 이덕무(雅亭 李德懋, 1741-1793)가 1775년에 지은 책으로 일상생활에 있어 도덕적 수양을 위하여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몸가짐에 대한 행동규범이 담겨져 있는 수신서이다. 『사소절』에서는 ‘어린이를 교육함에 있어 오직 효제(孝悌), 충신(忠信), 예의(禮義), 염치(廉恥)를 위주로 하고, 가꾸고 함양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시를 노래하도록 유도하고 예절을 익히도록 하여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지키게 하고, 글을 읽도록 유도하여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일깨우게 해야 한다.’고 하여 어린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시와 노래 등의 접근법을 사용하여 예절을 교육한 것이다. 『사소절』의 「동규(童規)」 내용으로는 ①동지(動止), 아동의 마음가짐과 몸가짐, 의복과 음식에 대한 습관과 ②교습(敎習), 조기교육의 중요성과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책임, 아동교육 목표, 학습 방법과 ③경장(敬長), 부모 섬기기, 스승에 대한 공경, 어른과 손님에 대한 예의와 ④사물(事物), 아동들이 일과 물건을 접함에 있어 주의를 요하는 세세한 사항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선조들은 ‘먼저 사람공부를 하고 나서 글공부를 하라’고 가르쳤다. 그것은 조선 시대 아이들이 배웠던 동몽교재에 잘 나타나 있다. 중국의 어린이 교재 중 『삼자경』의 마지막 구절에 다음과 같은 명구가 나온다.

“사람들은 자식에게 남기길 금이 상자에 가득하게 하지만 나는 자식을 가르칠 오직 하나의 경이 있다. 부지런하면 성공을 하게 되고 놀기만 하면 유익함이 없으니 이를 경계하여 힘쓰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교육의 미래에 대한 답이 여기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한순간의 성공이 아니라 한평생을 잘 살아가기 위한 가르침을 주고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미래에 진정한 경쟁력인 사람 안에 존재하는 인성을 되찾아 주는 것, 그것이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교육이 아닐까.

사자소학취구합권
『사자소학』, 국립민속박물관.
격몽요결
- 『격몽요결』, 국립중앙박물관.